이명박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라는 의심을 받는 자동차 부품회사 다스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차명계좌에 보관돼 있던 120억원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한 자료 분석에 열을 올리고 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에 꾸려진 '다스 횡령 등 의혹 고발사건 수사팀'(팀장 문찬석)은 17명 명의의 40여개 계좌에 분산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돈의 성격을 파악하기 위해 자금 흐름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이는 다스 비자금 의혹의 키를 쥐고 있는 핵심인물들을 본격적으로 소환 조사하기 위한 사전 작업 중 하나이다. 수사팀은 지난달 26일 발족 후 연일 참고인을 불러 조사하며 수사의 밑그림을 그려왔다.
수사팀은 해당 자금의 성격이 어느 정도 드러나는 대로 2008년 정호영 'BBK 의혹사건' 특별검사팀이 횡령을 저질렀다고 지목한 경리직원 조모씨, 돈을 함께 관리해온 것으로 알려진 하청업체 직원 이모씨, 당시 사장인 김성우 전 다스 대표 등을 소환할 계획이다.
정 전 특검 등에 대한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조사도 120억원의 성격을 밝히고 난 뒤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참여연대는 정 전 특검이 다스의 수상한 자금흐름과 계좌내역을 파악하고도 검찰에 인계하지 않았다며 고발했다.
수사팀은 참여연대가 지난 5일 다스의 실소유주 존재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라며 추가로 제출한 '고(故) 김재정 회장 상속세 관련' 문건에 대해서도 120억원의 실체를 밝히고 난 후에 다시 들여다보기로 했다.
참여연대는 김재정 다스 회장이 숨진 후 상속재산을 처분하고 상속세를 납부하는 방안 등이 담긴 문건을 공개하며 "상속인 일가의 이해관계는 철저히 배제된 채 실소유주인 제3자의 관점의 이익을 위해 쓰였다"며 "다스의 실소유주가 따로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수사팀 관계자는 "참여연대가 제출한 자료를 읽어봤으나, 일단은 문제가 되는 120억원이 어떤 돈인지 그 성격을 파악하고 나서 검토해볼 사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