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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한국당은 죽었다"…최고위 회의장 밖 '아비규환'

입력 2017-12-22 18:28 수정 2017-12-22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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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오늘(22일)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했습니다. 금주 들어 처음이었죠. 하지만 그마저도 비공개였습니다. 무엇보다 불화를 겪고 있는 류여해 최고위원은 빼놓은 채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류 최고위원이 회의장을 찾을 거라는 소식을 어제 저희가 맨 처음 전해드렸는데, 역시 예상대로 소란스러운 장면이 연출되고 말았습니다. 깊어만 가는 자유한국당의 내홍 상황을 양 반장 발제를 통해 전해드립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오늘 자유한국당 당사에서는 비공개로 최고위 회의 열렸습니다. 홍준표 대표 왔는데, 요즘 이래저래 심경이 복잡하지 않겠습니까. 회의장 들어가는 홍 대표, 급하게 불러세웠습니다!

+++

"대표님? 대표님"

"왜?"

"오늘 기분 어떠세요?"

"어? 기분 좋다~"

"본인 대법원…"

"어, 그래"

"오늘 최고위에서는 그 당협위원장…"

휙~

"아~ 진짜 웃겨"

+++

심경 안 복잡한 것 같네요. 바로 그 비슷한 시각, 당사 밖 앞길에선 류여해 최고위원이 등장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당사로 걸어가는 그 과정을 페이스북 라이브로 중계한 겁니다. 스스로를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라고 자조하면서 당사로 들어가는데요. 잠시 후 벌어질 상황을 마치 예고하기라도 하듯 이런 핀잔부터 듣습니다.

[류여해/자유한국당 최고위원 (자료출처 : 류여해 페이스북) : 내가 힘내야 되는 거 알고 있구나. 고맙습니다. (아이고, 여기 물 많아 가지고 여기 밟아야 되겠네. 물 좀 버리고 오세요.)]

아무튼 겨우겨우 엘리베이터 타고, 회의장으로 올라갑니다. 카메라 플래시, 빗발칩니다. 장난 아닙니다. 관심이 많은데 이번 사태. 류 최고, 뭐라고 얘기하는지 잠깐 보시죠.

[류여해/자유한국당 최고위원 : 지금 회의 들어가야 되는 날짜인데요, 저한테 (당에서) 아무도 연락을 안 해줬습니다. 저는 당원이 뽑은 최고위원으로서 이건 정말로 당이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단단히 화난 류 최고, 당직자들의 들어가지말라는 만류 뚫고 회의장 진입 시도 합니다. 들어왔습니다. 곧 회의실로 향하는데, 문을 열었습니다. 아니 그런데, 아무도 없습니다. 류 최고, 회의실 안쪽 방으로 또 갑니다. 문이 잠겼습니다. 다시 돌아나오고 당대표실로 발길 돌립니다. 저기 홍문표 사무총장 보입니다. 홍 총장, 류여해 최고한테 "당신은 해당자니까 여기 못들어갑니다" 가로 막습니다. 류 최고, 그간 억눌렸던 설움 폭발합니다. 이렇게요.

[류여해/자유한국당 최고위원 (자료출처 : 류여해 페이스북) : 최고위원한테 사무총장이 그런 식으로 함부로 대하지 마십시오! (함부로라니!) 함부로 하셨잖아요! (뭐가 함부로에요?)]

[홍문표/자유한국당 사무총장 (자료출처 : 류여해 페이스북) : (저한테 최고위원 방을 빼라고 하신 거 누굽니까!)
허허, 왜 그 얘기하고 이 얘기하고…(같은 겁니다!) 이게 같은 거예요?]

[류여해/자유한국당 최고위원 (자료출처 : 류여해 페이스북) : 단계적으로 이때까지 이렇게 무시당하고 살았습니다. 최고위원회의에 들어가서 일단 왜 안 불렀는지 물어보겠습니다.]

홍문표 사무총장, 말싸움에서 류 최고 당해내지를 못합니다. 보통 말문 막힐 때 쓰는 우리네 '전가의 보도!' "어, 어, 지금 나 친거야?" 들어갑니다.

[홍문표/자유한국당 사무총장 : 왜 손을 치고 그래? 응? 당신 누구요? (정준길입니다.) 정준길이 말이야. 손 치고 그래? (아니, 해당자에 해당 안 된다니까요.) 어디서 배운 정치야. (해당 안 되는데 왜 해당된다고 말씀하세요?) 어디서 손을 치고 그래? (에이, 또 뭐 그런 말씀을 하세요. 먼저 치셔놓고.) 누구를 쳐! (하지 마십시오, 단장님.)]

[류여해/자유한국당 최고위원 : 문 열어주십시오. 문 열어주십시오. 문 열어주십시오. (못 열어요.) 문 열어주십시오! (못 열어!) ]

류여해 최고, 어차피 따져봐야 문 열어줄 것 같지도 않고, 발길 돌립니다. 다시 취재진 앞에선 류 최고, 계속 얘기 들어보시죠.

[류여해/자유한국당 최고위원 : 제가 당협위원장을 지금 받기 위해서 이런다고 생각하십니까? 절대 아닙니다. 혼자 오는 것이 두려워서 이 울보가 인형과 함께 왔습니다. 그만큼 외롭게 지냈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저도 요즘 솔직히 많이 외롭습니다. 조금 있으면 크리스마스라죠? 그래서 오늘은 이 인형 안마봉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류 최고, 자신을 제외한 채 진행하는 비밀 최고위, 부당성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있는 바로 그때, 갑자기 안쪽에서 고성 들립니다.

[류여해/자유한국당 최고위원 : 물론 갈등을 했습니다. 이떤 것이 정의일까…]

류 최고도, 기자들도, "응?" 깜짝 놀라 뒤를 돌아봅니다. 특히 류 최고, '지금 막 중요한 얘기를 꺼내려던 참인데, 이 신 스틸러는 누구지?' 당황합니다. 바로 그때 문이 열리고 등장하는 이 남자!

[김태흠/자유한국당 최고위원 : 아, 우리 당은 죽었습니다. 이건 완전히 홍준표 사당화하려고 하는 그런 의도를 드러냈기 때문에 저는 저기 뭐 뛰쳐나왔습니다.]

아니, 이건 또 뭔가요! 아예 '자유한국당 죽었다'. 류 최고보다 더 셉니다. 이거. 정말이지 1년에 한번 보기도 힘든 장면이 오전에 몰아서… 기자들도 지금 류 최고를 따라가야할지, 김 최고를 따라가야할지 갈팡질팡 정신을 못차리는 모습입니다. 일단 홍준표 대표, 과연 이 사달이 벌어지는 와중에, 도대체 회의실 안에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문 밖에서 류 최고위원의 그 카랑카랑한 목소리 들으며 무슨 생각했을까, 정말 궁금한데요. 아마 이러지 않았을까 짐작해봅니다.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음성대역) : 주막집 주모의 푸념 같은 것을 듣고 있을 시간이 없다.]

제가 조금 재미있게 진행해봤는데요, 물론 제1야당을 너무 희화화하는 게 아니냐, 지적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지금 이 상황, 자유한국당의 어처구니없는 이 상황, 이 자체가 한 편의 희곡인 것을, 어떻게 진지하게 다룰 수 있겠습니까. 오늘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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