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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출·퇴근 산재' 어디까지? 애매한 기준 논란

입력 2017-12-20 21:49 수정 2017-12-20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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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내년 1월 1일부터 출퇴근길에 사고가 일어나면 산업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그동안 법적으로 공무원만 해당된다는 비판을 받았는데, 전체로 확대되는 것이죠. 문제는 시행이 불과 열흘 앞인데도, 불분명한 정보들만 알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또 애매하거나 논란이 될 소지가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팩트체크팀이 정리를 했습니다.

오대영 기자, 우선 모든 출퇴근길이 다 해당이 되는 겁니까?

[기자]

그렇지 않습니다. 출퇴근 길은 집과 근무지를 오가는 '최단거리' 혹은 '최단시간'을 뜻합니다.

'카풀'을 하거나 '잠깐 들르는' 경우도 그 경유지는 출퇴근길에 해당이 됩니다.

하지만 먼 거리, 평소에 가지 않던 곳은 산재에서 출퇴근길로 보지 않습니다.

[앵커]

늘상 다니는 길이라면 산재가 인정이 된다는 얘기군요. 그런데 바로 집에 가는 경우도 있지만, 이런저런 볼일을 보는 경우도 있잖요?

[기자]

그래서 근로복지공단이 몇 가지 예외를 만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이런 경우입니다. 식료품을 사기 위해 마트에 들르다 사고가 나면, 산재 적용을 합니다. 반면에 명품가방을 구매하기 위해 백화점에 들르다 사고가 나면 적용이 안 된다고 합니다.

그 기준은 '생활용품'을 구입한 것인지 아닌지의 차이라고 설명합니다.

[앵커]

글쎄요, 그렇게 단정적으로 볼 수가 있을까요?

[기자]

그리고 이런 예시도 들고 있습니다. 퇴근하고 영어 학원에 다니는 경우가 있는데, 직무능력 개발을 위한 거라면 그 과정에서 사고가 나도 산재가 인정된다는 것입니다.

반면에 요가학원에 다니는데, 이게 취미라면 인정이 안 된다고 합니다.

근로복지공단은 '직무관련성'이 핵심이라고 말합니다.

이 밖에도 자녀의 등하교를 도와주다가 출퇴근할 때 사고가 났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유치원생이나 초, 중, 고교생까지는 산재로 인정하는데, 대학생은 안 된다고 합니다.

법에 '아동'이라고 표현해놨는데, 그 경계를 이렇게 구분해놓은 것이죠.

[앵커]

고등학생은 되고 대학생은 안 된다, 잘 이해가 가지 않는군요. 법적으로 아동의 개념이 있는 것입니까?

[기자]

그렇지 않습니다. 근로복지공단의 해석입니다.

이와 함께 고등학생이더라도, 등하교가 아니라 아르바이트 장소에 데려다준 것이면 해당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법에 '보육' 또는 '교육기관'에 오가는 것을 명시해놨기 때문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렇게 확정되는 지침이 과연 적절한지, 방송을 보시는 시청자들도 선뜻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기자]

근로복지공단은 명확한 예시라고 든 것들이지만, 노동계에서 지나치게 자의적이라고 말합니다. 무 자르듯 구분할 수 없는 모호한 영역을 무시했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직무능력개발이냐, 취미냐의 경계가 그렇습니다.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요가학원을 다녔을 수가 있습니다. 명품백 구입은 이례적일 수 있지만, 퇴근길 쇼핑을 해야 하는 상황도 분명히 있습니다.

내년부터 산재 적용이 확대되는 이유는 지난해 헌재의 결정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업무 중 재해뿐 아니라, 노동자 생활의 전반을 보장하자는 취지였습니다.

그래서 산재 여부를 판정하는 공무원들의 편의주의, 탁상행정이 이런 결과를 낳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또 산재 적용 범위를 좁히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노동계에서는 말합니다.

이 지침은 연말까지 확정되는데, 남은 시간 보완이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네. 팩트체크 오대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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