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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곡 등록에 550만원"…무명가수 울린 노래방 기기 업체

입력 2017-12-16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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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송년회가 많은 연말입니다. 노래방 찾는 분들도 많죠. 아셨는지 모르겠지만 인기가 없는 곡은 노래방 기기에 등록이 잘 안 됩니다. 그렇다 보니 가수들이 제 돈 주고 등록하는 관행까지 생겼다고 합니다.

비인기곡의 그늘을 박준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노래방에 가면 부르고 싶어도 등록이 안 돼 있어 부르지 못하는 곡이 있습니다.

[이승용/인천 계산동 : 이런 노래는 좀 올라와줘야 하는데, 내 나름대로 잘 부르는 노래인데 없으면 황당하죠.]

매달 새로 나오는 대중가요는 2000곡 가량인데 금영그룹 등 대형 반주 기기 업체는 이 가운데 인기곡 위주로 140곡을 선정합니다.

노래방에 와 보시면 이렇게 벽면을 따라서 신곡 리스트들이 붙어 있습니다.

보통 유명 가수들의 인기곡이나 신곡은 노래방 반주기기 업체 측이 돈을 받지 않고 무상으로 등록합니다.

문제는 인기곡이 없는 무명가수들입니다.

20년 넘게 가수 활동을 해 온 이 씨는 2년 가까이 금영 측에 자신의 신곡을 등록해달라고 요구했지만 결국 돈이 문제였습니다.

[이 모 씨/가수 : 그때 공시지가가 550만 원, 한 곡당이죠. 550이란 얘기를 듣고 아예 돈 없는 가수는 노래방에도 못 집어넣겠구나…]

매달 추가되는 140곡 가운데 무명가수들 몫은 10~20곡 정도입니다.

등록경쟁이 치열해지자 금영 측은 올해부터 등록비 550만 원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금영 측은 곡 선정은 외주업체가 맡는데 550만 원은 반주곡 제작비와 저작권료, 외주업체 수수료 등을 합쳐 산정된 금액이라는 입장입니다.

[금영그룹 관계자 : 무료로 진행돼온 가수 등록이 점차 알려지면서 수많은 사연과 요청이 이어졌고 무료로만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가수들은 형평성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금액이 과도하게 많아 반주 기기 업체의 갑질이라고 주장합니다.

[김원찬/대한가수협회 : 저희 협회에서는 수익을 포함해 곡당 제작 가격은 150만원 이하로 산정하고 있어요. 이 자체만 놓고도 이건 폭리다…]

가수들이 생산한 콘텐츠로 돈을 버는 기업이 가수들에게 돈을 요구하는 건 주객이 뒤바뀐 행태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좁은 시장을 파고들어야 하는 치열한 경쟁 속에 무명가수들이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강아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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