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이재용 1심 선고는 불허…최순실 사건 첫 사례 가능성
'국정농단' 사태 주범으로 1년 넘게 재판을 받은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1심 선고를 TV 생중계로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14일 최씨와 안종범 전 수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재판을 모두 마무리했다.
검찰은 최씨에게 징역 25년과 벌금 1천185억원, 추징금 77억9천735만원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사건 기록이 방대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까지 병행하는 사정을 감안해 선고 기일을 6주 뒤인 내년 1월 26일로 잡았다. 지난해 11월 20일 최씨가 재판에 넘겨진 이래 432일 만에 첫 사법부의 판단이 나오는 것이다.
국민적 관심이 쏠린 최씨 선고를 놓고 지난 8월부터 시행된 대법원의 '법정 방청 및 촬영 등에 관한 규칙'에 따라 TV나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되는 첫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앞서 대법원이 개정한 대법원규칙에 따르면 재판부는 공공의 이익이 크다고 판단되는 1·2심 재판의 선고를 재량으로 생중계할 수 있다.
최씨는 지난해 말부터 국민의 이목이 쏠린 '국정농단' 사건의 당사자인 만큼 사안의 중요성, 공익성 등의 측면에서 선고 중계를 허용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형사22부는 지난해 12월 19일 최씨와 안종범 전 수석,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첫 재판에서 취재진의 법정 내 촬영을 허가한 바 있다.
올해 5월 23일에는 최씨가 박 전 대통령과 처음으로 법정에 나란히 선 모습이 언론에 공개됐다. 최씨가 법정에 들어서 박 전 대통령 옆 피고인석에 앉는 모습이 고스란히 중계됐다.
당사자인 최씨나 안 전 수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거부하면 무산될 수도 있다.
앞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1심 선고 때도 생중계를 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았지만, 재판장은 언론 공개를 통해 얻는 공공의 이익보다 부작용이 더 크다고 판단해 불허했다.
당시 이 부회장 측이 생중계를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 만큼 국민적 관심을 내세워 생중계를 강행할 경우 인권 침해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최씨 측 역시 생중계에 부정적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사자들이 동의하지 않더라도 중계하는 것이 공공의 이익에 더 부합한다고 재판장이 판단할 경우 중계를 허용할 수 있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 쏠린 국민적 관심과 사안의 중요성, 취재진의 요청 등을 두루 고려해 중계를 허가할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