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제주시 협재 해수욕장에 가보면 비양도라는 작은 섬을 볼 수 있습니다. 드라마 촬영지로도 알려진 아름다운 섬인데 몇 년 전부터 흑염소들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고 합니다. 농가에서 도망 친 염소들이 급속히 번식해 섬의 생태계가 엉망이 되고 있습니다.
최충일 기자입니다.
[기자]
제주시 한림항에서 배로 10여 분이면 닿는 섬속의 섬 비양도.
섬 중앙쪽 비탈을 올라가자 여기저기 배설물이 보이기 시작하고 수십마리의 흑염소 무리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비양도 흑염소는 1960년대 농어촌 소득증대 사업의 하나로 들여와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5년 전부터 울타리를 넘은 흑염소가 사람의 손을 벗어나 야생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번식력도 좋아 지금은 200마리가 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마을주민 : 피해는 많이 주지...산이 다 훼손되고 나물도 심지도 못하고…]
무리지어 몰려다니는데 땅을 파헤치는 습성도 있습니다.
울타리 밖으로 도망친 흑염소들은 주로 이곳 비양봉 정상으로 몰려듭니다.
결국 이곳은 풀들은 사라지고 모두 흙밭으로 변해버렸습니다.
이 때문에 비양봉 정상의 비탈길은 토지가 침식돼 생태계가 망가졌습니다.
하지만 해결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도망친 염소들도 일단 원래 주인 소유로 인정되는데다 방목지 대부분이 농가들의 사유지이기 때문입니다.
제주도는 내년 예산에 1억원의 흑염소 수매 비용을 책정해 염소 소유 농가와 협상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