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5·18 특조위가 '가짜와의 전쟁'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상당 부분의 기록과 진술이 왜곡돼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 기록을 근거로 아직도 군내에는 진실규명을 방해하는 세력이 있다는 게 특조위의 설명입니다.
정치부 유선의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가짜와의 전쟁 얘기가 나오면서 진실 규명이 이번에도 어려운 게 아니냐. 이런 우려가 나오는데요, 어느 정도나 심각한 겁니까.
[기자]
군 자료나 증언 중 어느 한 쪽에라도 사실에 가까운, 신빙성 있는 부분이 있다면 접근이 좀 더 쉬울 텐데 결정적인 기록, 특히 부대의 상황일지나 출동 기록 또 관련자 증언, 이런 부분들이 상당 부분 조작된 것으로 확인이 되고, 또 짜 맞추듯 왜곡된 것이 확인이 됐습니다.
때문에 이를 하나하나 검증하는 작업이 먼저 이뤄져야 하는 상황입니다.
[앵커]
발표 명령자를 37년 동안 찾지 못했던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겠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럴 때 반드시 필요한 게 당사자나 목격자들의 증언인데, 그동안 계엄군은 조작된 자료나 신군부 측 증언을 들이밀면서 말도 안 된다고 묵살해왔습니다.
당시 언론도 조작된 문서나 증언만 믿고 섣부르게 헛소문 취급해왔던 게 사실입니다.
[앵커]
이번엔 달라야 할 텐데 이번에도 비슷한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지요.
[기자]
네, 특조위원장 발언을 들어보겠습니다.
[이건리/5·18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 : 당시 및 현재 군 관계자들은 이미 40년이 다 돼 가는 지나간 일을 끄집어내 왜 분란을 일으키느냐면서 진상규명에 집단으로 반발하는 모습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앵커]
당시 및 현재라면 지금 군에서도 반발이 있다는 겁니까?
[기자]
있습니다. 드러내놓고 반발하진 않지만 전투기 출격 대기나 헬기 사격이 말이 되느냐는 식으로, 조사를 시작할 때부터 비협조적이고 부정적인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앵커]
과거와 비슷한 보도도 나오고 있죠.
[기자]
네, 40일 동안 전투기 출격 대기 문건이 나오지 않았으니 이번에도 헛소문일 거라는 단정적인 보도를 내놓는 곳도 있습니다.
하지만 특조위 측은 출격대기 문건 역시 군부대에서 조작됐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보고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서 계속 조사 중인 상황입니다.
[앵커]
틀렸다는 근거는 40일 동안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 하나입니까?
[기자]
더 있습니다. 당시 다른 조종사들이 아닐 거라고 한다, 또 당시 공군 지휘부가 아니라고 한다는 근거를 덧붙였습니다.
그런데 당시 지휘부, 김상태 당시 공군 작전사령관은 5·18 유공으로 훈장을 받고 신군부 정권에서 참모총장으로 진급한 인물입니다.
김 전 사령관의 말을 근거로 어렵게 용기를 낸 조종사들의 증언을 헛소문 취급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 일인가 의문이 들고, 또 5·18 핵심당사자들이 가장 원하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그 어느 때보다 진실 규명에 대한 의지나 기대가 모두 큰 상황인데, 이런 섣부른 단정이 과연 적절한 것인가 이런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