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40대 여성이 외도 사실을 추궁하며 때리는 남편을 피하려다 건물 아래로 떨어져 숨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법원은 아내의 사망에 대한 책임을 남편에게 물을 수 없다고 봤습니다. 이에 검찰은 항소했습니다.
윤샘이나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9월, 서울 양천구의 한 주택건물 4층에서 부부 싸움이 벌어졌습니다.
남편 오모씨가 자신의 아내 이모씨의 외도 사실을 추궁하기 시작한 겁니다.
오씨는 내연남의 전화번호를 내놓으라며 주먹과 포크로 이씨의 얼굴과 머리를 수차례 때렸습니다.
코뼈가 부러지고 피가 나는 등 부상을 입은 이씨가 화장실로 들어가 문을 잠갔고 뒤따라온 오씨는 화장실 문을 부수기 시작했습니다.
그 사이 아내 이씨는 화장실 창문 밖으로 나가려다 10m 아래 바닥으로 떨어져 숨졌습니다.
검찰은 오씨에게 상해 치사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오씨에게 아내 사망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씨가 남편의 폭행을 피하기 위해 창문 밖으로 뛰어내렸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또한 "오씨가 아내의 사망을 미리 예견할 수 있었던 상황으로 보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다만 재판부는 오씨가 아내에게 상해를 입힌 점을 인정해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했습니다.
사건을 수사한 서울남부지검은 법원의 판단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항소한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