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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5·18 직후 폭탄 장착한 채 출격대기" 당시 조종사 '증언'

입력 2017-08-21 20:28 수정 2017-08-23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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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광주민주화 운동을 다룬 영화 '택시운전사'가 관객수 1000만을 넘겼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나온 다른 광주 관련 영화에도 관객들은 꾸준히 호응해왔습니다. 아마도 이유는 한 가지일 것입니다. 즉, 진실은 무엇인가에 누구나 목말라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그것은 발포 명령의 책임을 누가 져야 하느냐로 집약되곤 합니다. 전두환씨를 비롯한 당시 신군부 세력은 최근까지도 80년 광주의 진실을 왜곡하고 또 부인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JTBC는 소문으로만 돌던 5·18 당시 광주 공습설에 대해서 심층 취재했습니다. 5·18 직후에 신군부가 전투기를 동원해서 광주를 공습하려 했다는 것이 소문의 내용인데, 제대로된 조사는 이뤄진 바가 없습니다. JTBC는 당시 공군 조종사들을 직접 인터뷰했습니다. 조종사들은 "5·18 직후에 출격 대기명령이 내려졌고, 전투기에 공대지 폭탄을 장착한 채 출격을 준비했다"고 밝혔습니다. 광주 공습 준비가 사실이라면 이는 광주민주화 운동의 진실을 밝히는 데에 또다른 장이 열리는 셈입니다. 저희들은 증언해준 조종사 가운데에 한 분을 2부에서 직접 인터뷰 할 예정입니다. ☞ [인터뷰] '5·18' 당시 전투기 조종사 (http://bit.ly/2ikZ6Aq)

먼저 유선의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1980년 수원 제10전투비행단 101대대에서 F-5E/F 전투기 조종사로 근무한 김모씨는, 5·18 사나흘 뒤인 5월 21일에서 22일 사이 비행단 전체에 출격 대기 명령이 내려졌다고 말했습니다.

[김모 씨/5·18 당시 전투 조종사 : 무장을 하라. 조종사들은 출격대기를 하고 심적 대비를 가져라. 이런 지시가 내려오고, 조금 있으니까 (작전) 사령관이 준비 상태, 대기 상태 점검 확인을…]

김씨는 10년 넘게 전투 조종사로 근무하면서 한 번도 하지 않았던 공대지 실무장을 최대한 장착하고 대기했기 때문에, 그 날을 또렷하게 기억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공대지 폭탄은 전투기가 비행하며 다른 전투기를 요격하는 공대공과 달리 지상으로 떨어뜨리는 폭탄을 말합니다.

[김모 씨/5·18 당시 전투 조종사 : 내 항공기에는 MK-82 500파운드 두 발 장착하고. 공대지 무장을 한다는 건 어딘가를 직접 공격한다는거예요. 화력시범훈련 외에 실무장은 하지 않죠.]

출격지는 광주로 알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김모 씨/5·18 당시 전투 조종사 : 광주로 출격한다는 것까지는 알고 있었어요. 그렇지만 광주에서 선량한 시민들이 그렇게 했다는 것은 모르고…]

김씨와 같은 대대에 근무했던 또다른 조종사 김모씨도 광주 공격을 준비했었다고 말했습니다.

[김모 씨/5·18 당시 전투 조종사 : 당시에 나왔던 게 이북에서 (선동해서) 나도 그 당시에는 광주가 폭동으로 그렇게 알고 있었으니까, 나도 쳐죽일 놈들이라고 했으니까.]

하지만 당시 대대장이던 김홍래 전 공군 참모총장은 두 조종사를 데리고 있었고 출격 대기를 한 것은 맞지만 북한에 대비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출격 준비 배경에 대한 의견은 엇갈리지만 그들이 말하는 시점은 5·18 사나흘 뒤로 같습니다. 당시는 헬기 기총 사격이 목격된 시점과도 일치합니다.

[김희송/전남대 5·18 연구소 교수 : 21~22일 경에 폭격설이 있었다고 (목격자) 수기로 남기셨는데 많은 분들이 주목하지 않았죠. 이번에 조종사들의 증언이 나오면서 공군 작전에 대한 부분도 진상규명이 이뤄져야 한다는 필요성이 새롭게 제기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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