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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버스 또 안 올까 '조마조마'…무슨 일이?

입력 2017-08-16 22:27 수정 2017-08-16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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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재개발 구역에 있는 버스 차고지를 두고 조합과 버스회사가 갈등을 빚으면서 지난 월요일 시내 버스 6개 노선이 운행을 중단했습니다.

운행은 하루만에 재개됐지만 언제 다시 운행이 중단될 지 모르는 상황인데, 어찌 된 일인지 밀착카메라 구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막차 운행을 마치고 들어온 버스 기사들이 차벽을 치기 위해 부산합니다.

서울 송파의 한 버스 차고지입니다. 버스로 입구를 이렇게 빈틈없이 막아놔서 사람이 들어가기 힘들게 해놨고요. 안으로 들어가 보시면요, 새벽 한 시가 조금 넘은 시각인데도 버스 기사를 비롯한 직원 수십 명이 불침번을 서고 있습니다.

회사에 잠을 잘 장소까지 마련했습니다.

[이영균/버스회사 노조위원장 : 밤새도록 그러니까 항시 24시간 대기하는 거예요.]

낮에 버스 운행을 해야 하는 기사들이 돌아가며 밤샘을 하게 된 건 지난 14일 새벽 2시쯤 차고지 철거가 정당하단 법원의 판단을 근거로 재개발 조합이 강제 집행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철거 용역 수백 명이 버스를 밀고 건물 창문을 부수는 등 내부로 진입하기 위해 두 시간 정도를 대치했지만 직원들의 강력한 반발에 돌아섰습니다.

그 날 송파상운이 운영하는 시내버스 6개 노선, 84대의 차량이 운행을 중단했습니다.

서울시는 부랴부랴 3개 노선에 대체버스 16대를 투입했지만 시민들의 불편을 막진 못했습니다.

버스회사 측은 2013년 토지보상금을 법원에 공탁 받았지만, 차고지를 대체할 부지를 구하지 못해 조합 측과 2년 전부터 갈등을 빚었습니다.

[유진수/버스 기사 :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이 차고지를 쓸 수 있는 대체부지만 주면 어디든지 우리는 갈 수 있다는 겁니다.]

재개발 조합 측은 보상을 완료했고 이자비용 등으로 손해를 보고 있어 이른 시일 내 차고지를 옮겨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문제는 버스 차고지를 반기는 곳이 없단 겁니다.

서울시와 송파구는 인근에 대체부지를 제시했지만 강한 반발에 부딪혔습니다.

아파트 바로 앞에 버스 차고지가 갑자기 이전해온다는 소식에 주민들은 곳곳에 이렇게 반대한다는 현수막을 써 붙였습니다.

[인근 주민 : 공기가 좋다고 비싼 아파트 사 왔을 거 아니야. 송파상운 타나 안 타나 여기에 버스회사가 들어오면 되겠느냐고…]

강한 반발에 대체부지는 사실상 무산됐습니다.

[박귀녀/버스 기사 : (대체부지가 마련된다기에) 이제 갈 곳이 있을 것 같으니까 전부 다 기분이 설레고 좋았었죠. 주민들이 버스를 안 타고는 움직일 수 없는 거잖아요. 근데 차고지 들어오는 거 싫으면 어디서 어떻게 운행을 해야 하는지…]

해당 버스회사의 버스를 이용하는 승객은 하루 평균 6만 5000명.

거여, 마천 지역은 송파상운의 버스 외에 주요 지역으로 연결되는 대중교통 수단이 거의 없습니다.

특히 일부 노선은 사람이 많아 출퇴근 시간 혼잡한 구간만 반복적으로 운행하는 '다람쥐 버스'를 도입했을 정도입니다.

[장병희/서울 마천동 : 교통수단은 버스밖에 없어요. 택시를 타고 가면 돈이 너무 많이 들고 그러니까 사람들이 그날 아주 올스톱 된 거예요.]

특히 인근에 중학교가 없어 버스를 타야 등하교가 가능합니다.

[장수빈/중학생 : 페이스북 같은 데도 이 버스 이제 어떡하느냐고. 우리 학교 못 가는 거 아니냐고…]

서울시는 관계기관으로부터 강제 집행을 통보받지 못해 미리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단 입장입니다.

하지만 갈등이 이미 수년간 이어졌다는 점에서 비난을 피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언제 다시 버스 운행이 중단될지 알 수 없는 상황 속에서 그 피해는 시민들에게 온전히 돌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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