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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곳곳 아슬아슬…'스쿨존 사각지대' 어린이집

입력 2017-08-08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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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른바 스쿨존으로 불리는 어린이보호구역 학교 주변에 있지요. 그런데 초등학교나 유치원에 비해서 어린이집 주변은 보호구역으로 지정되는 비율이 낮습니다. 오늘(8일) 밀착카메라는 교통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어린이집들을 살펴봤습니다.

손광균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시의 한 초등학교 주변입니다. 이쪽을 보시면요. 신호등에서부터 위에 있는 과속 단속 장비까지 모두 눈에 잘 띄는 노란색으로 칠해놨는데요. 이곳이 어린이 보호구역이기 때문입니다. 조금만 더 걸어가 보면요, 안내판이 하나 나오는데, 신호대기 중에 확인할 수 있는 이 어린이 보호구역 안내판에는 제한 내용과 위반했을 때 적용받는 과태료를 자세하게 설명해놨습니다.

도로에는 시속 30km 이하로 운전하라는 경고가 선명하고 표지판은 운전자의 현재 속도를 실시간으로 보여줍니다.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 이처럼 주행 속도나 주정차에 제한을 받는 한편, 이를 어기거나 어린이를 대상으로 사고를 낼 경우 가중처벌을 받습니다.

현재 전국에 1만6000여 곳이 지정되어있는데 대부분이 초등학교와 유치원 근처입니다.

반면 상대적으로 수가 더 많은 어린이집 주변에서는 보호구역을 찾기 어렵습니다.

서울시 강서구의 한 골목입니다. 이곳은요. 주차금지 구역이지만 차들도 이렇게 세워져 있고요. 오르막길이기 때문에 오르고 내리는 차들이 속도를 낼 수밖에 없는 구간입니다. 바로 근처에는 어린이집이 있는데요. 이곳은 어린이 보호구역이 아닙니다. 인도도 없기 때문에 유모차나 아이를 데리고 올라오는 부모들은 위험함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좁은 도로에 불법주차한 차들까지 피하느라 차와 사람이 엉키기 일쑤입니다.

[주민 : (차들이) 골목에서 나오는 것도 굉장히 빠르게 나와요. 신호등을 설치할 구간은 아닌데, 볼록거울이 하나도 없어요.]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는 부모도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학부모 : 엄마들은 거의 다 유모차로 아기 등하원을 하니까…도로도 굉장히 좁고, 차들이 많을 때는 여기가 위험하고 혼잡하거든요.]

실제로 유모차를 밀고 돌아보니 과속방지턱이 있는 좁은 골목길에서도 차들이 속도를 줄이지 않아 아슬아슬한 상황들이 발생했습니다.

어린이 보호구역이 없는 어린이집은 이곳뿐만이 아닙니다.

서울시 전체 어린이집 6300여곳 가운데 주변 도로가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건 7%에 불과합니다.

경기도는 3600여 곳의 어린이보호구역 중 어린이집 주변은 68곳밖에 없습니다.

초등학교나 유치원과 달리, 어린이집은 정원이 100명을 넘겨야 의무 지정 대상이 되기 때문입니다.

[어린이집 원장 : (원생이) 11명, 주차금지 표지판도 부착한 지 얼마 안 된 거 같아요.]

지자체들은 행정안전부와 협의해 예산을 확보하고 어린이보호구역을 점차 확대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서울시 관계자 : 100인 미만 어린이집도 신청이 없어도 시장 직권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예산 부족으로 지정이 어려운 곳은 과속방지턱 설치 등 안전시설을 보강하여…]

서울시는 매년 70여 곳을 새 보호구역으로 지정할 계획이지만 여전히 전체 1%를 넘는 수준에 불과합니다.

결국 예산 부족이나 다른 주민들의 반대, 또는 지나치게 복잡한 기준 탓에 많은 어린이집 주변은 교통안전의 사각지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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