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대규모 아파트들의 재건축이 진행되면서 해당 단지에 머물던 길고양이를 둘러싼 갈등이 커지고 있습니다. 일부 지자체들은 주민들과 동물단체와 함께 '길고양이 이주 협의체'를 꾸릴 정도입니다.
밀착카메라 구혜진 기자가 해결책을 고민해봤습니다.
[기자]
내년 2월에 철거되는 개포 주공 4단지입니다.
이곳 주민들은 오래된 매트리스와 가구를 버리는 등 이주 준비에 한창이지만 고양이들은 아직 이곳에 살고있습니다.
단지 곳곳엔 길고양이들이 쉽게 눈에 띕니다.
인근엔 고양이들이 이동할 곳이 마땅치 않지만 주민들은 어쩔 수 없단 입장입니다.
[홍현용/서울 개포동 : 그냥 놔두면 지네들이 알아서 해요. 야생으로 크는 애들은 제 갈 길 다 알아요.]
하지만 재건축 과정에서 길고양이들의 죽음이 잇따르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철거한 개포 주공아파트 2, 3단지의 경우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인근 야산에 방사한 고양이들이 철거중인 아파트로 되돌아왔습니다.
[개포동 주민 : (이 고양이가) 다른데 방사했는데 (아파트로) 돌아왔어요. 원래 살던 곳이니까 다시 돌아와서 공사현장에 남아있고…]
이후 동물단체와 건설사가 협의해 아파트 인근에 임시 보호장을 설치했지만 구청은 결국 철거했습니다.
[강남구청 관계자 : 외제 차 긁히는 거에 대한 손해 부분도 저희 쪽으로 전화가 무척 많이 와요. 민원 제기도 많고…]
결국 옆 산 중턱에 단지 내 고양이들을 자리잡게 했는데 역시 일부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습니다.
[인근 주민 : 고양이 숫자가 자꾸 많아지니까 반대하지. 우리하고 한 번 싸움 좀 하고…]
재건축 단지에서 길고양이를 두고 갈등을 빚자 일부 지자체는 주민과 동물단체 등이 참여한 협의체를 꾸렸습니다.
내년 철거를 앞둔 둔촌동 주공아파트가 대표적으로 고양이의 자연 이주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길고양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고양이 중성화 사업입니다.
고양이 포획 틀입니다. 가장 깊숙한 곳을 보시면 고양이가 가장 좋아하는 닭가슴살과 고등어를 보실 수 있고요. 이를 유인하기 위해서 바깥쪽부터 이렇게 사료를 뿌려 줍니다. 그래서 고양이가 이렇게 발판을 밟게 되면요. 이렇게 문이 닫힙니다.
문앞에 접근하던 고양이가 발을 멈춥니다. 의심이 많아 잡기 쉽지 않습니다.
문이 닫히자 놀라고 발버둥을 칩니다.
이렇게 트렁크로 옮겨진 고양이는 중성화 수술을 받고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김재영/고양이수의사협회장 : (고양이) 건강을 좀 도와주는 그런 게 있고 울음소리나 영역싸움 없기 때문에 민원을 충분하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중성화를 마쳤단 표시로 왼쪽 귀를 자릅니다.
정부는 국정과제에 길고양이 중성화 등의 지원 정책을 담았습니다. 지역사회에서도 함께 살게된 동물들에게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인다면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