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는 21일 "전반적으로 농업용수마저 부족해질지 모른다 하는 불안감이 있는 이때, 4대강 수문 보를 지금보다 더 개방한다는 것은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이 총리는 이날 오전 대구 달성군 낙동강 강정고령보와 매곡정수장을 방문했다.
낙동강 강정고령보 구간에는 때 이른 고온현상과 가뭄으로 이달 7일 조류경보 '관심' 단계가 최초 발령됐고, 14일부터 경보가 '경계' 단계로 상향됐다.
이 총리의 낙동강 녹조점검 현장을 찾아온 환경운동가는 "유속 때문에 녹조 문제가 심각하다. 유속을 증가시키려면 수문을 더 열어야 하지 않느냐"고 이 총리에게 질문했다.
문재인정부는 녹조 문제를 해결하고자 이달 1일부터 낙동강 강정고령보·달성보·합천창녕보·창녕함안보, 금강 공주보, 영산강 죽산보 등 총 6개 보를 상시개방했다. 다만, 농업용수 공급에 차질이 없는 수위까지 제한했다.
환경단체들은 소극적인 방류로는 수질 개선 효과가 미미하다며 4대강 전체 보 개방을 촉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총리는 "6개 보의 개방을 추가로 할 수 있을 것인가 또는 6개 보 이외의 다른 보도 개방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는 강수량이라든가 주변 산업, 용수의 수급 관계 이런 것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환경 운동을 하시는 분들도 다수 국민과 함께 가야 환경 운동이 더 성공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조금 더 수용해달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환경부 차관으로부터 4대강 6개 보의 개방과 수질 모니터링 상황을 보고받고 정부의 녹조 대책 추진상황을 점검했다. 또 매곡정수장 운영현황을 보고받고 고도정수처리시설 운영 실태를 점검했다.
이 총리는 "먹는 물은 완벽하게 깨끗해야 한다. 조류가 0.001%도 유입돼서는 안 된다는 자세로 임해달라"며 "취수장으로부터 조류 유입이 완전히 제로가 되게 만든다는 각오로 동원 가능한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해 달라"고 지시했다.
이 총리는 또 "현장의 과학적 판단이 굉장히 중요하다. 모든 것이 중앙에서 한번 말한다고 해서 일사불란하게 똑같이 하라는 게 아니고, 현장의 상황에 따라 유연성을 가지고 대처하는 것이 옳다"며 "어느 경우에도 먹는 물에 대해 시민들이 불안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아울러 4대강만 청소해서는 아무 소용이 없다며 농민들부터 물관리를 깨끗이 해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계단청소를 할 때 아래층부터 위로 올라가면서 물로 청소하면 (위에서 더러운 물이 내려와) 아래층을 청소한 게 아무 의미가 없어진다"며 "4대강사업은 찬반 논쟁이 있지만, 아래층부터 청소한 꼴이 돼서 위에서 안 좋은 것이 들어오면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 총리는 대구취수원 이전과 관련해서는 "현재로써는 중앙정부가 나서는 것이 꼭 적절한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며 "대구시장과 구미시장 사이에 지혜로운 협의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2009년부터 시민 70%가량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달성군 다사읍 매곡·문산 취수장을 구미 해평취수장으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나 구미시가 "해평취수장을 공동 사용하면 수량이 줄고 수질이 나빠진다"는 등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이 총리의 이날 현장방문에는 안병옥 환경부 차관, 권영진 대구광역시장, 김문오 달성군수, 이학수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등이 동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