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런던 24층짜리 임대아파트 전체를 태운 대형 화재로 인한 사망자가 지금까지 17명으로 집계됐습니다. 하지만 이 숫자가 의미가 없는게 영국 언론은 500명 가량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하고, 사망자가 최대 100명까지 늘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습니다.
런던 김성탁 특파원입니다.
[기자]
아파트 한 쪽 벽면을 타고 화염이 치솟습니다. 건물 외벽에선 계속 잔해가 떨어져 나옵니다.
리모델링 때 외벽에 붙인 복합 패널이 순식간에 번진 화마의 요인으로 지목됐습니다.
외벽과 패널 사이 공간이 굴뚝 역할을 했다는 겁니다.
건물 4층에서 폭발한 냉장고가 발화점이란 증언도 나왔습니다.
[미키/화재 생존자 : 플라스틱 패널이 모두 떨어져 나오고 있었어요. 아이들이 창문을 두드리며 비명을 질렀고요.]
영국에서는 1999년부터 이같은 외장재의 화재 위험성이 경고됐지만 정부가 묵살해왔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아파트 관리업체 측은 화재 발생시 집 안에 가만히 머물러 있는 게 안전하다고 주민들에게 안내해왔고, 이번에 그대로 따르지 않은 이들만 탈출하는 상황이 빚어졌습니다.
화재 경보는 울리지 않고 스프링클러도 없는 칠흑같은 고층아파트에서 주민 약 600명이 생사의 갈림길에 놓였던 겁니다.
임대아파트라서 안전 대책이 후순위로 밀렸다는 비난도 이어졌습니다.
[제러미 코빈/영국 노동당 대표 : 2009년 런던 캠버웰 화재 때 정부가 조사를 했는데, 이후 고층건물 안전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습니다.]
잇단 테러에 이어 인재로 밝혀지고 있는 대형 화재 참사로 긴축재정 정책을 펴온 테리사 메이 정부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