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대 병원은 재작년이죠, 물대포에 맞아 숨진 백남기 씨 사인을 '병사'로 기록하면서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킨 바 있습니다. 하지만 백 씨의 사망 264일 만인 오늘(15일) 입장을 바꿔 외부 충격 때문에 숨졌다고 진단서를 수정했습니다. 서울대병원 설립 뒤 처음 있는 일입니다.
먼저 신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시위대를 향한 직사 물대포에 한 남성이 뒤로 쓰러집니다.
서울 도심 대규모 집회에서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농민 백남기 씨는 결국 지난해 9월 숨졌습니다.
317일 동안 사경을 헤맨 끝이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병원 측이 사인을 '병사'로 기록하면서 논란이 커졌습니다.
대다수 의사들은 물대포로 쓰러졌고 두개골 골절과 뇌출혈이 왔기 때문에 외인사라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주치의였던 백선하 신경외과장은 "유족들이 적극적인 투석 치료 등을 하지 않아 사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마지막 순간 급성신부전으로 심장이 멈췄으니 병사라는 겁니다.
하지만 유족들은 올해 초 진단서를 수정하라는 소송을 냈고, 병원 측은 이제서야 사인을 '외상성 경막하 출혈', '외인사'로 바꾸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승기/서울대병원 신경외과장 : (외상성 경막하 출혈이란) 뇌막과 뇌 사이 혈관이 충격에 의해 파열되면 피가 고이는 것을 말합니다. 외력에 의한 것으로 봐야겠죠.]
'물대포'로부터 받은 타격과 뇌 손상이 사망 원인이라고 인정받는데까지 264일이 걸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