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측이 역대 대선 때마다 '캐스팅보트'로 떠오른 충청권 공략을 위해 심대평 전 충남도지사의 영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최근 문 후보 측이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 영입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심 전 지사의 영입으로 중도보수 확장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한 선대위 관계자는 이날 뉴시스와 가진 전화통화에서 "이미 2012년부터 충청권 의원들 위주로 건의가 들어왔던 인물"이라며 "충청표가 아무래도 중요하지 않느냐"고 밝혔다.
심 전 지사를 영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주로 충청권 의원들 사이에서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심 전 지사는 김종필(JP) 자민련 총재가 정계를 떠난 이후 '포스트JP'를 자처하며 충청권 맹주를 노렸던 인물이다.
그는 특히 32~34대 충남도지사(민선)를 역임, 국민중심당을 창당한 경력이 있다. 업무추진력이 뛰어나 정가에서는 '행정의 달인'으로 꼽혔고, 이때문에 보수정권 하에서는 계속 총리 후보로 거론돼기도 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 하에서도 대통령 직속 지방자치발전위원장을 지냈다.
한 충청권 의원은 "아직까지 충청에서는 JP 다음으로 심대평을 꼽는다"며 "세력의 규모보다는 상징적인 의미에서 우리가 모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의원은 "'용광로 선대위'를 위해선 보수와 진보를 나누는 게 아니라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경륜있는 지도자를 모셔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 전 지사 외에도 문 후보 측에서는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과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 등 이른바 '제3지대' 인사들을 두루 접촉하며 영입을 타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관계자는 "홍 전 회장이나 정 이사장이나 전부 다 접촉이 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 또한 문 후보가 직접 연락해 손을 내밀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밖에도 문 후보는 지난 2012년 문 후보 지지선언을 해준 김영삼(YS) 전 대통령 차남 김현철 국민대 교수에게도 선대위 합류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김현철 교수는 문 후보에게 상당히 긍정적이라 금방 도와주실 것"이라며 "아직 고민중이라지만, 좀 더 지켜보라"고 합류 가능성을 높게 봤다.
이와 관련, 문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확장력 싸움에서 적절하다고 판단되면 문 후보가 직접 통화도 하고, 만나기도 한다. 문 후보 스스로 새로운 대한민국이라는 건설의 과제는 통합을 통해 가능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김 전 대표 영입도) 충분히 열려있는 문제"라고 긍정했다.
문 후보 측은 이처럼 중도보수적 인사들을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접촉하고는 있지만, 정 이사장과 심 전 지사의 영입에 대해서는 내부 의견이 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이사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냈고, 심 전 지사도 박근혜 정부에서 요직을 맡았다는 점에서 자칫 집토끼의 반발을 살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