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사정 기관을 총괄하는 자리에 있으면서 검찰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것으로 알려졌죠. 우 전 수석이 지난해 김수남 검찰총장과 통화를 한 사실이 특검 수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공교롭게도 검찰 수사가 청와대를 향하던 때였습니다. 어떤 얘기를 나눴을까요.
김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김수남 검찰총장과 전화통화를 한 날은 지난해 8월 16일 밤입니다.
이석수 당시 특별감찰관이 언론에 우 전 수석의 감찰 관련 기밀을 누설했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였습니다.
우 전 수석은 특별수사팀이 출범한 날과 검찰이 우 전 수석의 가족회사 정강을 압수수색하기 사흘 전에도 김 총장과 통화했습니다.
특히 JTBC가 최순실씨의 태블릿 PC를 처음 보도한 바로 다음날인 지난해 10월 25일에는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과 통화한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특검은 우 전 수석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휴대전화 통화기록을 확보했습니다.
청와대가 검찰 수사에 관여하거나 방해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집니다.
[김성일/변호사 : 대통령께 보고를 위해서 충분히 전화통화를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자기 자신과 관련된 사건이 수사 중일 때 그게 영향을 미쳤든 안 미쳤든 상당히 부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검찰은 통화한 것은 맞지만 수사 관련 내용이 오간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일부에선 우 전 수석과 검찰 지휘부의 통화 자체가 부각되는 게 석연치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검찰이 특검 수사를 이어받는 시점에 검찰 수사 흔들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겁니다.
앞으로 검찰이 진행하게 될 수사의 가장 큰 줄기는 대통령 대면 조사와 우병우 전 수석의 여러 혐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