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남지사가 '동성애(성소수자) 옹호 인권조례 폐지'를 요구하는 개신교 목회자들의 항의방문을 받고 진땀을 흘렸다.
안 지사는 10일 도지사 접견실에서 충남기독교총연합회 대표 목회자 10여명과 만나 성소수자 인권에 대해 첨예한 토론을 벌였다.
목회자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충남도 인권선언 내용 가운데 "성적 지향과 성 정체성 등은 어떤 이유로도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한 부분이다.
이에 대해 목회자들은 "인권조례 시행 규칙을 통해 본격적으로 성소수자를 옹호하는 활동을 전개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목회자들은 극도로 흥분한 가운데서도 차분하고 침착하게 안 지사에게 하나 하나 문제점을 지적했다.
한 목회자는 "인권조례를 통해 동성애를 옹호하는 내용이 법제화될 경우 그동안 동성간 연애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 온 기독교의 윤리관과 도덕관에 큰 혼란이 발생한다"며 "동성애로 인해 에이즈 등 질병의 문제와 성 정체성에 대한 문제로 사회적인 혼란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또 다른 목회자는 "국가 지도자로 큰 꿈을 그리고 있는 안 지사께서 동성애자들의 인권을 존중할 경우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며 "성소수자들을 옹호하는 내용이 담긴 인권조례를 폐지하지 않을 경우 충남 3200개 교회는 물론 전국 교회로부터 큰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대권도전에 나선 안 지사를 압박했다.
특히 목회자들은 "안 지사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충남기독교계를 폄훼했다"면서 문제를 삼았다.
목회자들은 "당시 안 지사는 인터뷰를 통해 '동성애는 개인의 다양한 성적 정체성에 관한 것이기에 논쟁http://cms.newsis.com/images/btn/btn_publish.gif할 가치도 없고 이를 문제화하면 안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또 "당시 인터뷰 사회자가 '기독교단체의 표가 두렵지 않느냐'고 질문하니까 안 지사는 '기독교인은 동성애에 대해 종교적 신념으로 문제화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며 "이는 충남 기독교인의 신앙과 양심의 자유를 폄훼하는 모욕적 발언"이라고 사과를 요구했다.
안 지사는 "성소수자들도 인간으로서 권리를 존중받아야 한다"며 해명에 나섰다.
그러면서 안 지사는 "사람에게는 누구나 각각의 권리를 누리고 보장받아야 한다"며 "목회자들께서 제기하는 도덕과 윤리적인 문제를 떠나 성소수자들에게도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게 소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안 지사는 "다만 목회자들께서 동성애에 대한 종교적, 사회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만큼 지금 당장 인권조례를 없애겠다고 잘라 말은 못한다"며 "목회자들의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이겠다. 타 시·도 인권조례도 살피면서 도 인권위원회, 인권센터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사회적 합의를 이룰 수 있도록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또 "언론 인터뷰에서 결코 충남 기독교를 폄훼하지는 않았다"며 "당시 충남기독교계는 아직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는 데 만약 마음에 불편한 점이 있었다면 이자리에서 사과하겠다"고 목회자들의 이해를 당부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