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JTBC의 태블릿PC 보도가 조작됐다는 허위 주장에 대해선 앞서 저희가 법적 대응을 취했습니다만, 아직도 탄핵 반대 집회에선 이런 주장들이 거침없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특검 수사나 헌재 탄핵심판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른 주장을 펼치기도 하는데요, 이가혁 기자와 함께 실제 현장의 발언들을 좀 더 들여다보면서 문제점을 짚어보겠습니다. 옆에 나와 있습니다.
탄핵반대집회나 항의시위에서 끊임없이 등장하는 것이 바로 태블릿PC 조작 주장입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일에 서울 목동에 있는 방송회관 앞에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비판하는, 비난하는 집회가 열렸는데요. 여기에 참석한 변희재 씨의 발언을 먼저 영상으로 보시겠습니다.
[변희재 : 저들(방송통신심의위)의 목표는 뭐냐. 탄핵이 결정나기 전에 JTBC 조작보도로 중징계를 맞게 되면 탄핵이 무산될까 봐 탄핵결정 때까지 무조건 시간을 끌겠다는 겁니다.]
내용을 좀 말씀을 드리면 주장의 요지는 JTBC가 태블릿PC를 조작해서 방송 보도를 했으니까 방심위가 징계를 해야 된다는 겁니다. 그런데 방심위가 징계를 안 하고 있으니까 '방심위와 JTBC가 한통속이다' 이런 취지로 주장을 한 겁니다.
하지만 방심위는 사안에 따라서는 저희 보도에 대해서도 심의에 나서기도 하는데요. 그때는 친박단체 등이 환영의 의사를 표시했는데, 또 지금은 반대를 하는 이런 주장을 하는 겁니다. 때마다 주장이 바뀌는 겁니다.
[앵커]
연일 거기서 시위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기자]
점거하고 있습니다.
[앵커]
점거해서. 또 박효정 방송통신심의위원장 집까지 가서 시위했다고 들었는데, 이게 이렇게 해서 될 일인가 하는 생각이 우선 들고. 조작설은 역시 빠지지 않습니다. 또 어떤 게 있습니까?
[기자]
지난주 토요일에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탄핵반대 집회 당시 영상도 한번 보시겠습니다.
[조원진/새누리당 의원 : 현 상황은 바로 거짓과 선동과 조작에 의해서 이뤄졌다. 박근혜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다시피, 누군가의 기획에 의해서 이뤄졌다. 그 기획의 중심에는 누가 있습니까, 여러분. 종북좌파 세력들이 있습니다.]
지난달 25일에 정규재TV라는 인터넷방송에 박 대통령이 출연해서 한 그 주장을 그대로 되풀이한 건데요. 역시 '조작'과 '선동'이라는 용어가 새누리당 최고위원까지 지낸 유력 정치인의 입을 통해서 확대재생산되고 있는 겁니다.
[앵커]
'종북'이라는 말은 그냥 입에 붙어서 나오는 그런 상황인 것 같은데, 이거 사실 명예훼손에 다 걸리는 문제들입니다. 아무튼 유력인사들까지 조작설을 얘기하면서 탄핵반대 집회 참석자들은 사실처럼 받아들일 수도 있다,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 또 어떤 발언들이 있습니까?
[기자]
방금 보신 같은 집회에서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도 무대에 올라서 발언을 했는데요. 해외언론들은 이렇게 본다 이런 시각이라면서 발언한 게 있습니다. 한번 들어보시겠습니다.
[김진태/새누리당 의원 : '세월호 7시간' 때문에 지금 재판을 받고 있다. 이게 외국 언론에서 이해가 되겠습니까, 여러분. 아닙니다. '너네들 지금 뭐 하고 있느냐' 이런 반응…]
그러니까 해외 언론들이 세월호 참사를 두고 박 대통령에게 죄를 묻는 한국의 상황을 두고 납득을 못한다, 이런 취지의 설명을 한 겁니다.
[앵커]
해외 언론 보도를 전수조사해 보지 않아도 사실 외신들은 우리 촛불집회에 대해서 '성숙한 시민의식이다', 이런 얘기들은 굉장히 많이 해왔습니다. 세월호 참사에 관련해서도 정부 실패에 대해서는 많이 언급된 바 있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헌재가 탄핵심판 첫 준비기일을 열었던 지난해 12월 22일에 게재된 뉴욕타임스 온라인기사를 보시겠습니다. 내용이 긴데 읽어드리면요.
"박 대통령이세월호 참사 당일 최초 7시간 동안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의문은 계속 따라다녔다. 또 박 대통령은 그 시간 동안 관저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청와대 측은 '새로운 보고를 받고 지시를 내렸다', 이렇게 말은 했지만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이렇게 언급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고의 권위주의로 인정하고 있는 뉴욕타임스조차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서, 또 7시간의 의혹과 관련해서 박 대통령을 비판하는 언급을 한 겁니다.
[앵커]
김진태 의원은 특검이 청와대 압수수색을 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을 한 바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제 특검수사 흠집내기다 이런 지적도 나오고 있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까 보신 그 영상과 같은 집회에서 김진태 의원은 "대통령을 기소할 수도 없는데 압수수색영장을 들고 청와대를 처들어가는 것이 도대체 말이 되는 것이냐" 이런 발언을 했습니다.
아시다시피 특검은 압수수색 바로 전날에 서울중앙지법에서 발부받은 영장을 가지고 갔습니다.
김 의원의 말을 다시 뒤집어보면 법원의 영장 발부조차도 말이 안 된다는 것인데 사실 보수를 자처하는 사람들의 핵심주장이 법대로 한다, 법치, 이런 걸 강조하는데 그 말과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앵커]
형사소추 안 한다는 것과 압수수색 못 한다는 건 서로 얘기가 안 되는 상황이잖아요. 또 다른 문제는 이런 주장들이 나오는 탄핵집회에서 일부 참가자들이 단체로 동원된다 이런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기자]
물론 자발적인 참가자들도 탄핵반대하시는 뜻을 갖고 있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지만, 일각에서는 단체로 참가를 독려하고 있다, 이런 제보가 저희 보도국에도 많이 제보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한 수도권 소재 대형교회 신도는 저희 취재진에게 이런 말을 했는데 한번 들어보시겠습니다.
[김모 씨/수도권 소재 대형교회 신도 : 태극기 집회는 대놓고서 독려하는 상태예요. 설교 때마다 가서 참석하라고. 그 내용이 몇 주째 계속 반복이거든요. 점점 심해지고 있고…]
또 지방에서 서울 관광을 시켜 주겠다면서 전세버스를 태워서 알고 보니까 집회 참가하게 된 이런 제보도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앵커]
민주 사회에서 의견은 누구나 다를 수 있는 것이고, 태극기를 들고 집회에 참석하는 분들의 진정성이 있는 분들은 당연히 그분들은 또 존중받아야만 되는 것이고요. 저희들이 그분들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매우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이렇게 집단적으로 행동하는 것. 그리고 그것이 본인의 의사와 달리 만일에 나왔다면 그것은 당연히 문제 삼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가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