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탄핵심판 2차 변론, 윤전추만 출석…대통령 측 전략은?

입력 2017-01-06 08:22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어제(5일) 헌재 2차 변론기일에서 나온 윤전추 행정관의 주장, 그리고 대통령 대리인단의 입장, 그 전략을 좀 더 짚어보겠습니다.

조민진 기자 나왔습니다. 어제 증인들이 안나온 것도 그렇고, 윤전추 행정관이 나와서 한 이야기도 그렇고, 세월호 당일 행적 자료를 안낸 것도 그렇고, 지금 박근혜 대통령 측이 이 사건에 대해서 어떤 전략으로 임하고 있는지를 볼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상 어제 증인으로 채택됐던 안봉근, 이재만 전 청와대 비서관이나 윤전추, 이영선 행정관은 지금 구속된 최순실씨나 안종범 전 수석, 정호성 전 비서관을 제외하고는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서 보좌해온 최측근 인사들입니다.

그런데 안봉근, 이재만 전 비서관의 경우 모습을 감추는 바람에 증인 소환장을 전달하지 못했구요.

이영선 행정관 경우엔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해 증인신문이 오는 12일로 미뤄진 상황입니다.

박 대통령 역시 최근 기자간담회를 통해 스스로 변론에 나서면서도 헌재 심판정엔 나오지 않고 있구요.

대통령 측 대리인들은 당사자 직접 진술이 아닌 간접 증거 효력을 제한해 달라는 주장을 내놓으면서 사실상 헌재 심판 지연을 유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어제 윤전추 행정관이 유일하게 증인으로 출석을 했는데, 좀 답변을 들어보면 준비한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기자]

네, 무엇보다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 논란을 방어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었고요.

이 부분은 대통령의 '생명권 보호의무 위반'으로 헌재가 탄핵사유로 정리한 쟁점 중 하나죠.

앞서 리포트 보신 것처럼 윤전추 행정관은 세월호 참사 당일 아침에 대통령을 봤고, 자신은 개인적이고 비공식적인 업무를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또 의료용 가글을 자신이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말했고, 헤어와 메이크업 담당자들이 참사 당일 대통령 머리를 일부러 헝클어지게 연출했다는 것도 오보라고 단언했죠.

하지만 이같은 진술들은 이미 나온 다른 증언들과 배치되고 있어 위증 논란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앵커]

그리고 범죄 혐의가 될만한 부분들에 대해서는 명확히 이야기를 했어요.

[기자]

네. 대통령에게서 의상실 대금을 받아 최근에, 그러니까 연말에 자신이 직접 지불했다는 주장을 폈습니다.

역시 최순실씨에게서 의상비를 받았다는 고영태씨의 증언과는 엇갈리는 부분이죠.

이 모든 상황을 종합해볼 때, 윤전추 행정관이 대통령 혐의를 반박하기 위해 상당히 준비된 답변을 내놓은 것 아니냐하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앵커]

어제 대통령 변호인들의 발언을 들어보면 탄핵 사유 자체가 원천적으로 잘못된 것이다, 이런 취지로 이야길 하더라고요.

[기자]

기본적으로 청와대는 헌재가 대통령의 탄핵을 기각하거나 인용할 가능성에 대해서 어느 쪽으로도 장담할 수 없다, 또는 법리다툼엔 자신있다는 입장을 내세워왔습니다.

어제 심판정에서 대통령 하야를 요구한 촛불집회 본질 자체에 대해 특정세력의 의도가 개입돼 있다면서 이른바 '색깔론'을 씌운 것도 탄핵사유를 원천적으로 부정하기 위해 강공책을 편 것으로 풀이됩니다.

탄핵심판에서 이념 논쟁을 유도해 친박 지지층 결집을 시도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데요.

이를 두고 야당은 "궤변으로 쟁점을 흐린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들어보시죠.

[윤관석 수석대변인/더불어민주당 : 탄핵심판의 본질은 대통령이 직권을 남용해 헌법질서를 유린하고 국정을 문란케 하는 등 각종 범죄를 저질렀다는 데 있습니다. 궤변으로 탄핵심판의 쟁점을 흐리게 해선 안됩니다.]

[앵커]

그리고 어제 최순실씨와의 관계, 최순실씨 민원 해결에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앞장섰다는 그 의혹에 대해서는 육영수 여사의 가르침도 거론을 했어요. 대통령이 철저하게 봤다는 민원은 대체 어떤 민원이냐는 말도 나왔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어제 대통령 대리인으로 나선 이중환 변호사는 "박 대통령이 최순실씨 부탁으로 특정기업을 지원한 것은 바로 어머니인 육영수 여사의 가르침이 바탕이 됐다"고 주장했는데요.

'대통령에게 온 민원은 절대로 소홀히 여겨선 안된다'는 철학을, 박 대통령이 어머니 육영수 여사로부터 직접 배웠다는 겁니다.

실제로 청와대 관계자들 사이에선 "대통령이 민원을 체크하고 처리 진행상황을 점검하는 데 있어선 정말 철저하다"는 얘기가 회자되기도 했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이번 사태와 관련한 의혹들을 모두 선의로 포장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죠.

하지만 검찰수사 결과 대통령이 최순실씨의 부탁을 받고 현대차 정몽구 회장 등에게 최씨 지인 회사와 납품계약을 맺도록 강요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점 등을 감안하면 변론의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앵커]

박근혜 대통령은 헌재 심판정에 나오지 않고 있는데 기습적으로 기자간담회를 했잖아요. 또 이런 식으로 기자회견이나 이런 방법 등을 통해서 여론전을 할 가능성,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네,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 1일 대통령이 사실상 기습적으로 신년기자간담회를 통해 자기 변론에 나서면서 논란은 더 커지고 있죠.

하지만 박 대통령은 오히려 지지층 결집을 겨냥해 직접 해명하고 반박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실제로 청와대 측에선 아직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한 대통령의 4차 대국민담화를 숙제처럼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데요.

대통령이 계속 기존의 입장을 반복하는 방식으로 이른바 '여론전'을 택한다면 역시 반발과 비판 여론도 더욱 확산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관련기사

헌재 탄핵심판 2차 변론…대통령 측 모든 혐의 부인 탄핵심판 2차 변론, 이재만·안봉근 잠적…파행 가능성 반격에 반격…새누리 '인적 청산' 둘러싼 진흙탕 싸움 헌재, 탄핵심판 대통령 대리인단 주장에 곳곳서 '제동'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