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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세월호 비극, 오보 탓? 청와대 해명의 오류

입력 2016-11-21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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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것이 팩트다' 청와대가 세월호 비극에 대해서 오보에 따른 혼돈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렇게 당일 보도 내용을 상세히 올려서 참사의 원인을 언론에 떠미는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반면 대통령은 7시간 동안 쉼없이 상황을 점검하고 지시를 내렸다고 했습니다. 청와대가 말하는 이 팩트가 진짜 팩트인가, 팩트체크팀이 따져봤습니다.

오대영 기자, 청와대가 주장하는 핵심이 뭡니까?

[기자]

세월호 7시간 동안 대통령은 정상적으로 집무를 했다. 그런데 언론이 오보를 했고 그 오보로 혼돈이 생겼다. 비극이 발생했다라는 취지로 지금 언론 탓을 하고 있는 건데요.

이걸 오늘 한번 확인해 보자는 겁니다. 결과는 자명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을 꼼꼼히 따져보는 것 이 시점에서 굉장히 중요할 것 같습니다.

[앵커]

저도 그날을 기억하는데… '전원 구조' 잊을 수가 없죠.

[기자]

JTBC는 당시에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분명히 보도를 했습니다.

언론사들의 오보 문제, 이게 본질이냐 여부를 따져봐야 되는데 왜 아닌지 저희가 지금부터 짚어보겠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당일 10시 30분까지 총 3차례의 구조 지시를 내렸다고 청와대가 밝히고 있습니다. 그 뒤에 10시 38분에 해경 관계자는 방송 인터뷰를 합니다. '대부분 구조된 상황'

11시 1분과 4분 그리고 12시 48분에 방송사들이 '전원 구조', '거의 구조'라는 오보를 냈습니다. 언론도 잘못했습니다. 그런데 굳이 따지자면 잘못된 정보를 먼저 알린 건 정부였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오보가 나오기 전에 해경 관계자가 방송 인터뷰를 한 건데, 그런데 청와대는 지금 언론사들 오보 때문에 인원 파악에 혼란이 생겼다는 정반대의 얘기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제가 인원을 쭉 보여드릴 텐데 이걸 보면 정말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는 걸 더욱더 아실 수가 있는데. 시간대별로 정리했습니다. 이건 해경이 파악하고 청와대가 공유했던 그 숫자입니다.

11시-109명
11시22분-148명
11시26분-161명
12시20분-169명
12시24분-179명
13시16분-370명

방송사 오보와는 무관하게 청와대와 해경은 정확하지는 않지만 인원 파악을 이렇게 계속 하고 있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숫자가 그 당시에도 불분명하기는 했지만 어쨌든 청와대도 전원 구조가 오보라는 걸 그때 알고 있었다는 얘기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언론 때문에 혼돈이 생겼다, 비극이 발생했다라는 취지의 주장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본질을 흐릴 수도 있다는 겁니다. 오히려 해경과 청와대의 잘못된 보고가 화를 키웠습니다.

지난 2년 7개월간 여러 차례 드러난 바가 있습니다. 청와대만 벌써 잊은 걸까요? 당일 녹취로 다시 돌이켜보겠습니다.

< 13시 16분경 >

[청와대 관계자 : 국가안보실 상황반장입니다.]

[해경 관계자 : 현재까지 확인된 것으로 생존자 370명이랍니다.]

[청와대 관계자 : 좀 불러주시겠습니까 370명.]

[해경 관계자 : 진도 행정선에서 약 190명 승선하고 있었다고 하네요.]

이게 불과 오후 1시 13분에서 16분 사이인데요. 불과 30분도 되지 않아서 말이 또 바뀝니다. 1시 42분 녹취입니다.

< 13시 42분경 >

[청와대 관계자 : 안보실 상황반장입니다. 인원 변동 사항 있습니까?]

[해경 관계자 : 근데 370도 정확한 게 아니라고 하네요]

[청와대 관계자 : 이거 카운터를 어디서 하고 있습니까?]

이게 녹취록 그대로 표현하느라 잘못된 부분이 있습니다, 표현이요.

[앵커]

이걸 보면 이 시급한 상황에서 오보를 한 건 언론이 아니라 오히려 해경이었던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54분 뒤에는 심지어 이런 일까지 벌어졌죠. 들어보시죠.

< 14시 36분경 >

[해경 관계자 : (구조인원) 166명 말씀드리라고 합니다.]

[청와대 관계자 : 어이구 큰일 났네! 다시 한번 이야기해보세요 몇 명?]

[해경 관계자 : 166명입니다.]

[청와대 관계자 : 그러면은 202명이 사라진거 아닙니까? 166명이라고요? 큰일났네 이거. VIP까지 보고 다 끝났는데…]

이후에 대통령에게 정정 보고가 올라갔습니다. 오후 3시가 되어서야 대통령이 중앙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하기로 결정했죠.

[앵커]

이렇게 우왕좌왕하고 있는 사이에 대통령은 어디서 뭘 했는지, 청와대는 그때 계속 점검하고 쉼없이 지시했다라고 주장하지 않습니까?

[기자]

그런데 청와대가 어떤 지시를 했느냐라고 주장하냐 하면 인원 혼선에 대해서 질책을 했다. 그리고 다시 파악하라고 지시했다라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확인은 안 됐습니다.

그러나 현장 대응을 어떻게 하라는 지시는 찾아보기가 상당히 어렵고요. 특히 이해가 되지 않는 점은 중대본 방문 결정 이후에 실제 도착까지 2시간 15분이 걸렸습니다.

불과 1.8km 떨어진 거리인데 경호 등의 문제로 일반인보다 시간이 걸린다는 걸 감안하더라도 상당히 지체가 됐죠. 더더욱 의문인 건 대통령이 3분에서 길게는 20분 간격으로 쉼없이 점검했다라는 설명과 달리 상황을 정확히 모르는 듯한 대화가 오가기도 했습니다. 들어보시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방문/2014년 4월 16일 : 다 그렇게 구명조끼를 학생들은 입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발견하기가 힘듭니까?]

[이경옥 안전행정부 2차관/2014년 4월 16일 : 갇혀 있기 때문에 구명조끼가 의미가 크게 없는 것 같습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방문/2014년 4월 16일 : 갇혀 있어…]

[앵커]

이게 오후 5시 15분 상황이잖아요. 이미 세월호가 거의 침몰된 뒤 아닙니까?

[기자]

청와대가 우왕좌왕하면서 인원파악하는 데 걸린 시간 4시간이 넘습니다. 최소로 잡았을 때요.

그 뒤에 어떤 시간이 또 필요했느냐. 대통령이 중대본 가는 데 걸린 시간, 2시간 15분입니다.

그리고 지휘를 했는지 뚜렷이 파악하기 어려운 시간, 약 6시간 45분. 우리가 얘기하고 있는 7시간입니다.

가장 시급했던 그 시간을 놓친 게 언론의 오보 탓일까요? 방송사가 컨트롤타워는 아닌데 말입니다.

[앵커]

이렇게 쫙 펼쳐놓고 보니까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더 많군요. 팩트체크 오대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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