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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까지 꺼내며…대통령 변호인, 앞뒤 안 맞는 발언

입력 2016-11-15 23:05 수정 2016-11-16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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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박 대통령의 변호인으로 유영하 변호사가 선임됐고 오늘(15일) 기자회견까지 했습니다. 앞서 전해드린 대로 오늘 발언 내용은 이해가 쉽게 가지 않는 내용들이 포함되면서 논란을 낳고 있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변호인의 발언 내용을 짚어보겠습니다.

조택수 기자 나와 있습니다. 오늘 유 변호사의 말은 변호인이니까 의뢰인을 보호하기 위해서 한 것으로 할 수 있는 말들은 있긴 있습니다. 그런데도 쉽게 수긍이 되지 않는 부분들도 있는 거죠?

[기자]

네, 유 변호사는 대통령도 공정한 수사와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도 했고, 오늘 선임이 됐기 때문에 그동안 나온 보도만 정리하는데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인데요, 들어보시겠습니다.

[유영하/대통령 변호인 : 원칙적으로 내란·외환죄가 아닌한 수사가 부적절하고, 본인의 동의하에 조사하게 되더라도 원칙적으로 서면조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부득이 대면조사를 해야 한다면 당연히 그 횟수를 최소화해야 할 것입니다.]

[앵커]

대통령이 현직에 있을 때 기소를 할 수 없는 것은 알고 있지만 수사까지 못 하는 건 아니잖아요, 대부분의 의견들이?

[기자]

그렇습니다. 기소는 할 수 없지만 수사는 할 수 있다는 게 다수 의견인데요, 특히 대통령이 수사받겠다고 한 뒤에 변호인이 이렇게 발언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을 넘어 애초에 의도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원칙적으로 서면조사를 해야 한다, 그리고 대면조사도 횟수를 제한해야 한다는 것은 법적인 논리도 없이 검찰에 통보하는 느낌까지 주는 대목입니다.

[앵커]

수사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면 본인이 변호인이 될 필요도 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이미 언론보도와 검찰 수사를 통해서 재단 설립 과정의 각종 문제라든가 청와대 문서 유출과 관련된 부분이 사실로 확인이 됐는데 그 자체를 부정하는 내용도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발언을 먼저 들어보시겠습니다.

[유영하/대통령 변호인 : 선의로 추진했던 일이었고 그로 인해 긍정적인 효과도 적지 않았음에도 이런 일이 일어나 매우 가슴 아파하고 계십니다.]

이 말은 박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기업들이 뜻을 모아 해외시장을 개척하려 한 것이다, 그리고 대국민 담화 때 기업들이 선의로 도와준 것이라고 말한 것과 정확하게 일치하는 겁니다.

이미 대통령이 대기업 총수들을 독대한 뒤, 최순실 씨와 안종범 전 수석이 사실상 기금을 강요했고, 최 씨의 개인사업에 유용된 정황들이 나오는 상황인데도 이런 얘기를 한 건데요, 이 말에는 대통령의 이번 사태에 대한 인식도 포함돼 있는 것이어서 논란만 키우고 있습니다.

[앵커]

대통령의 담화 이후에도 문제로 지적이 됐는데. 유영하 씨도 최순실 씨가 잘못한 것이지 대통령 잘못이 아니다는 취지의 발언을 거듭하고 있네요.

[기자]

네, 그 부분도 먼저 들어보시겠습니다.

[유영하/대통령 변호인 : 대통령께서는 그동안 개인적 부덕의 소치로 주변 사람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엄청난 국정 혼란을 초래하고 이에 대한 국민들의 질책과 분노에 대해 본인의 책임을 통감하시고…]

[앵커]

그동안 대통령 발언을 그대로 옮겨서 읽어주는 것 같은 모습입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박 대통령은 특히 두 번째 대국민 담화에서 "특정 개인이 이권을 챙기고 여러 위법행위까지 저질렀다고 하니 너무나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했는데요, 사실상 같은 말입니다.

최 씨와는 상관이 없다는 걸 강조하면서 이른바 '유체이탈 화법'을 쓴 건데요, 이 부분은 어제 저희가 보도해드렸던 청와대 대응 문서에 나와 있는 그대로이기도 합니다.

[앵커]

아까 20일에 있었던 대통령 발언을 유 변호사가 그대로 옮겨놓은 부분도 있는데, 그것도 사실은 저희가 지난달 24일에 태블릿 PC관련 보도를 하기 전에, 그보다 일주일 전에 작성되었던 이른바 대응 문서, 거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상황이고, 그걸 아직까지도 변호인이 얘기하고 있는 것이라고밖에 해석이 안 되는 부분이기도 하군요. 내용을 보면 나는 이번 일과 상관없다, 좋은 취지였다 이런 입장을 그대로 반복하고 있는 상황인데, 여성으로서 사생활도 고려해야 한다 이런 발언도 있었죠. 해석이 분분했습니다. 이건 무슨 뜻입니까?

[기자]

기자회견을 마치면서 마지막에 한 말인데요, 들어보시죠.

[유영하/대통령 변호인 : 끝으로 대통령이기 전에 여성으로서의 사생활이 있다는 점도 고려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JTBC가 차병원의 주사제 대리 처방 의혹을 보도했고 보건복지부가 이를 공식 확인했는데요, 아마도 이와 관련된 내용을 의식한 거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번 최순실 씨 국정개입 사건의 핵심인물이 바로 박 대통령이고 일반인이 아닌 국정운영의 책임자로서 이 사태의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는 측면에서는 적절하지 않은 발언이라는 지적이 높습니다.

[앵커]

차병원의 계열인 차움의원의 문제는 저희가 잠시 후 따로 취재한 내용이 있어 이따 전해드리고요. 수사와 관련된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보죠. 최순실 씨만 조사가 끝나가고 있는 상황이지, 사실 이것도 어느정도 조사가 되었는지 모르는 상황이긴 하고요. 이재만, 안봉근 전 비서관 수사는 이제 시작이다 이런 말을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조사를 늦추기 위한 전략으로 보이는데요, 들어보시겠습니다.

[유영하/대통령 변호인 : 가장 먼저 구속된 최순실에 대한 수사만 거의 완료돼 이번 주말 기소를 앞두고 있을 뿐 안봉근, 이재만 전 비서관들에 대해서도 이제 수사가 진행됐을 뿐입니다.]

[앵커]

대부분 최순실 씨 기소 전에 대통령 조사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하고 있고, 검찰도 조사하겠다는 거 아닙니까? 그걸 좀 더 들여다보면 왜 꼭 박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필요한 것이냐, 이걸 짚어봐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기자]

네, 검찰은 최 씨와 안종범 전 수석을 공동정범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두사람이 같이 범행을 모의했다, 이렇게 보고 있는데요. 문제는 두 사람은 서로 모른다고 하고 있기 때문에 연결고리가 누구였는지를 밝혀내야 합니다.

그래서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필요한 건데요, 결국 최 씨의 혐의 입증을 어렵게 하면서 대통령도 관련 혐의를 피해가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법조계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아무튼 시간을 최대한 끄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조사 시점을 계속 늦추려고 하니까요.

[기자]

거기에 대한 발언도 있었는데요, 들어보시겠습니다.

[유영하/대통령 변호인 : 이 사건에 대해서도 검찰이 모든 의혹을 충분히 조사해서 사실관계를 대부분 확정한 뒤에 대통령을 조사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한다 하더라도 계속 시간을 끌면 달리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다, 라는 지적은 계속 나오죠.

[기자]

그렇습니다. 어제 보도해드린 것처럼 청와대는 이번 사건이 확대되면서 청와대에서 조직적으로 대응 문서까지 만들지 않았습니까?

이번에도 결국 모든 조사 내용을 봐가면서 역시 대응논리를 만들겠다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입니다.

[앵커]

어제 보도해드린 그 문서는, 거기서 사실 핵심 중의 하나는 증거인멸 가능성, 그 정황 이것이었습니다. 검찰이 저희가 어제 보도한 것에 대해서 방향을 잘못 잡았다고 주장한 바가 있는데, 그것은 아마도 증거인멸의 정황을 보도한 것을 가지고 얘기한 것 같은데 그것이 저희들의 보도가 왜 나름 합리적, 타당성 있는 근거를 얘기하는가에 대해서는 잠시 후에 짚어드릴 예정입니다. 조택수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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