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제거래가 금지된 멸종위기 동물을 밀수입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검역을 하지 않아서 전염병을 옮길 위험이 있는데도 아이들 체험학습에도 이용됐습니다.
배승주 기자입니다.
[기자]
소설 어린왕자에 나오는 사막여우와 열대우림에 서식하는 늘보원숭이가 좁은 철장 속에 갇혀 있습니다.
냉장고에선 긴꼬리원숭이와 아프리카산 뱀인 볼파이톤의 사체가 나옵니다.
[김모 씨/멸종 위기 동물 밀수업자 : 죽었어요. 버려야지. 버려야지. 하다가 계속 냉장고에 있었던 거죠.]
모두 국제적 거래가 엄격히 제한된 멸종위기동물입니다.
38살 김모 씨는 2년 전 태국 방콕의 한 시장에서 500만원을 주고 멸종위기종 23마리를 여행가방에 넣어 국내로 밀반입했습니다.
이후 이 동물들은 마치 정식 수입절차를 거친 것처럼 증명서가 위조돼 동물 카페나 소규모 동물원에 팔려나갔습니다.
검역이나 예방접종을 하지 않아 에이즈나 B형간염 등 각종 질병에 노출될 우려가 높은데도, 부산과 인천 등 전국 각지의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선 아이들의 체험수업에 이용됐습니다.
[이영덕/수의사 : 만지고 나면 피부에 질환들이 생길 수 있습니다. 가장 크게 문제가 되는 게 곰팡이성 피부 질환 (입니다.)]
경찰은 김 씨와 이동 동물원을 운영한 중간유통업자 등 15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멸종위기동물 22마리와 냉동보관 중이던 동물 사체를 압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