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그리고 그 배후로 지목된 최순실 씨와 관련해서 새롭게 제기된 의혹을 정리해서 전해드렸는데요. 결국 이번 사건은 핵심인물이 몇몇으로 추려지죠. 이들이 어떤 관계이고 어떻게 재단에 관여했는지를 취재기자와 정리해보겠습니다. 아까 말씀드린대로 이번 사건에 대한 중간 정리 성격이라고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복잡한 부분이 있어서 쉽게 풀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서준 기자, 일단 이번 논란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다 아는 내용이기는 하겠습니다마는 오늘 처음 접한 분들을 위해서 간략하게 처음부터 짚어보죠.
[기자]
애초 미르재단과 K스포츠 재단은 전경련이 공익 목적을 내세워 대기업에서 모은 480억 원과 380억 원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런데 전경련은 자발적으로 기업들이 냈다고 했지만 기업 쪽에서는 전경련이 팔을 비틀어서 억지로 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잇따랐습니다.
그리고 두 재단은 판박이처럼 똑같아 한 사람이 설립과 운영을 주도한 게 아니냐는 의혹들이 시작됐습니다.
[앵커]
그 한 사람이 이른바 비선실세로 불리는 최순실 씨로 점차 드러나고 있다고 봐야 하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선 미르재단부터 보시죠. CF감독 차은택 씨가 운영을 주도했고, 차 씨가 최순실 씨의 측근이라는 의혹만 제기됐는데요.
미르재단 설립을 주도하고 설립 후에는 실무를 총괄했던 핵심 관계자 이모 씨가 JTBC 취재진에게 "미르 운영은 차은택 씨가 했고, 회장님은 최순실이었다"고 폭로하면서 미르재단 배후에 최순실 씨가 있다는 정황이 사실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미르재단뿐 아니라 K스포츠재단 배후도 최순실 씨이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요?
[기자]
어제(18일) 저희가 보도해드린대로, 최순실 씨가 K스포츠재단 설립 하루 전에 세운 개인 회사인 '더 블루 K'가 등장하면서부터인데요.
우선 이 회사는 이름과 로고, 설립 취지 등이 K스포츠재단과 매우 비슷합니다.
이 회사 독일법인 주주 명부를 보면 최순실 씨와 딸 정모 씨가 지분을 100% 갖고 있는데 이 회사가 K스포츠재단을 앞세워 각종 이권을 따내려했다는 내부 문건과 관련자 진술이 나왔습니다.
[앵커]
K스포츠재단과 관련해서 새롭게 등장한 인물이 오늘 등장한 고영태 씨입니다. 국가대표 펜싱선수였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인물인가요?
[기자]
고 씨는 지금까지 등장한 사람 중에선 최 씨와 가장 가까운 사람이라는게 복수의 관계자의 전언입니다. 최 씨가 미르재단 운영을 맡겼던 CF감독 차은택 씨를 최 씨에게 소개해준 사람도 바로 고 씨인데요.
최순실 씨와는 나이 차이가 20살 가까이 나지만 종종 반말을 주고 받을 정도로 두 사람은 매우 막역한 사이라고 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최순실 씨가 두 재단의 설립에 관여했고 고영태, 차은택 씨가 각각 K스포츠재단과 미르재단에 관여했다, 이 사람들은 최순실 씨를 회장님이라고 불렀다면서요. 그러니까 보통 회사의 구조를 봐도 회장이 제일 위에 있고 그 밑에 각 계열의 사장이 있다시피 그런 식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기자]
큰 구도로 그렇습니다. K스포츠 박모 과장이 더 블루 K에도 매일같이 출근하고, 최순실 씨의 수행비서 역할을 하며 출장도 동행했다고 합니다.
더 블루 K와 K스포츠 간에 조직과 돈 인력이 서로 얽혀 있는 건데, 이런 운영 전반을 고 씨가 주도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고 씨는 한국체육대학교 출신인데요. K스포츠재단 직원들 상당수가 한체대 출신들로 고 씨 인맥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고 씨가 어떤 사람이길래 최 씨와 인연을 맺게 된 건가요? 그건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까?
[기자]
그 부분은 아직 명확하지 않은데 우선 고 씨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펜싱 국가대표로 출전해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과 개인전 은메달을 딴 선수 출신입니다.
돌연 2008년 가방업체 빌로밀로를 설립해 사업가로 변신합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 이후 이 업체의 가방을 들고 다녔고, '박근혜 가방'이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큰 화제가 됐습니다.
박 대통령은 2014년 다보스포럼에서도 고 씨 회사 제품을 이용했습니다.
결국 그 연결고리에 최순실 씨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건데요. 실제 최 씨가 고 씨가 어떻게 만나 친분을 이어왔는지는 아직 명확하게 드러나진 않고 있습니다.
[앵커]
일단 여기까지의 중간 정리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이서준 기자였습니다.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