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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 창조경제 4년, '창조벤처 1호' 지금은…

입력 2016-10-17 21:54 수정 2016-10-17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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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현 정부가 치적의 하나로 꼽는 게 바로 '창조 경제'입니다. 대선 핵심 공약이기도 합니다. '모두의 삶에 국민행복기술이 피어나게 하겠다' 이런 기치를 내건 창조 경제는 지금 과연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창조 경제 시행 4년이 다 돼가면서 이젠 그 성과를 제대로 검증해봐야 한다는 지적도 커지고 있죠. 오늘(17일)은 '창조 벤처'란 이름 뒤에 숨겨진 허상을 탐사플러스가 들여다봤습니다.

윤샘이나 기자입니다.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2013년 한국과학기술원 카이스트를 방문했습니다.

벤처 기업이 개발한 전자칠판을 직접 시연하면서 격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창조교육으로 하니까 졸 사람도 없고 너무 재미있게 배우고 가능성이 굉장히 큰 것 같습니다.]

당시 현오석 경제부총리도 창조경제 선도기업이라고 거들었습니다.

이 업체의 이름은 아이카이스트. 대학이나 연구소가 보유한 기술과 자본의 도움을 받아 탄생한 이른바 '연구소 기업'입니다.

IT 천재로 불린 카이스트 출신 김성진 씨가 대표를 맡았습니다.

대통령과 정부 관계자의 잇단 호평 이후 이 회사는 업계에서 '창조벤처 1호'로 지칭될 만큼 주목받았습니다.

[김성진 대표/아이 카이스트 : 창조 기업 '아이 카이스트'의 행보를 주목해주세요.]

이후 회사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각종 지원사업 예산을 따냈습니다. 창조경제 성공의 상징같은 존재로 부각된 겁니다.

그런데 올해 초 투자자들이 김 대표를 검찰에 고소했습니다. 170억원대의 자금을 모으면서 사기를 벌였다는 겁니다. 결국 김씨는 지난 달 구속됐습니다.

현재까지 추가 고소가 이어져 이들이 주장하는 피해금액도 수백억원대에 달합니다.

취재진은 아이카이스트가 추진했다는 다른 계약도 추적해봤습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중동 알자지라 네트워크, UN 해비타트 등과 터치스크린을 포함한 총 110조원 대의 납품 계약을 맺었다고 밝혀 투자자들을 모았습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예상 매출액을 부풀렸다고 주장합니다.

[투자자 : 막 100조 해서 나온 게 있잖아요. 실질적으로 이뤄진 것처럼 뿌려놓고… 10억 이상 깨진 사람들도 있어요.]

실제 계약이 없었다는 발언도 나옵니다.

[UN 해비타트 매니저 : 계약은 아니에요. 양해각서에는 저희가 금액을 명시할 수 없어요.]

회사 측은 대표가 구속된 상황이라 구체적 계약 내용은 답하기 힘들다고 밝혔습니다.

의혹은 이 뿐이 아닙니다.

아이카이스트가 '창조 기업' 타이틀을 앞세워 곳곳에서 특혜성 지원을 받았다는 논란도 나옵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는 2014년 방송에 내보낼 광고비 15억원을 지원했습니다.

당시 회의록엔 대통령 방문 내용이 강조돼 있습니다. 하지만 공사 측은 "회사가 낸 매출액 등 자료를 검토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에 2대 주주인 카이스트는 지난 5년간 회사의 재무제표 등을 한번도 검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회사엔 청와대 비선 실세의 하나로 통했던 정윤회씨의 남동생이 지난해 부사장으로 선임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김 대표의 사기 의혹이 불거진 이후 지난 8월 돌연 사퇴했습니다.

회사 측은 기술력 자체엔 문제가 없다며 김 대표의 사기 의혹은 시간이 지나면 풀릴 것이고 영업도 계속한다는 입장입니다.

[아이 카이스트 관계자 : 계속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그다음에 새로운 것도 준비하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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