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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플러스] '야구 아는 여자' 그라운드에 빠지다

입력 2016-10-15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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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 보신 것처럼 가을잔치가 한창인 야구장에서 여성팬들이 응원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프로야구가 800만 관중 시대를 연 건 이런 열성 여성팬들 덕분이라고 합니다.

보는 야구뿐 아니라 배우는 야구까지, 야구에 푹 빠진 여성들의 이야기를 온누리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 영화 '아는 여자(2004)'/감독 장진 >

"1루 주자가 곧장 3루로 바로 뛰면 안돼요?"
"안되지… 뭐라고 하지."
"땅볼로 잡아서, 확 던져가지고∼ 관중석으로 던져버리면"
"그냥 확"

< 2016년 >

"지금 무사인데, 무사 1루인데"
"파울 파울 파울"
"잘했어 잘했어"
"안타"
"세이프 세이프!"

+++

10년 전엔 그냥 '아는 여자'들이 많았다면, 요즘 대세는 진짜 야구 아는 여자들입니다.

뜨거운 승부가 펼쳐지는 가을야구, 목이 터져라 응원가를 부르는 관중들 가운데 절반 가까이는 여성팬입니다.

실제 야구 예매사이트 통계를 살펴보면 여성 티켓 구매 고객은 점점 늘어 43%를 넘었습니다.

특히 남자친구를 따라오는 소극적 태도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여성팬이 크게 늘었습니다.

[안하경/일산 장항동 : 올시즌에는 스무 번 정도 왔던 것 같아요. 제가 여대를 다니는데 여자 친구들도 같이 보러 오고.]

야구와 여자, 얼핏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데 왜 그토록 야구에 열광하는 걸까.

여자들에게 야구장이란 단지 이기고 지는 승부의 공간만은 아닙니다.

여성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게 먹거리, 패션 등이 있는 이색 놀이터로 변한 겁니다.

야구장 문화도 달라졌습니다.

여 "날려라 날려 안~타, 두산의 정수빈"
남 "안~타~ 정수빈"
여 "날려라 날려 안~타, 두산의 정수빈"
남 "안~타~ 정수빈"

귀여운 구자욱, 별명남 김태균 등 다양한 선수 캐릭터가 존재하고, 선수별로 독특한 응원가를 부르는 것도 여성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그래서 야구는 축구, 농구 등 다른 스포츠보다 놀이공원이나 쇼핑센터와 경쟁한다는 말도 나옵니다.

예전엔 야구장에 맥주와 오징어 땅콩, 치킨 같은 먹거리만 가득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엔 카페나 디저트 가게들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파우더룸과 수유실 등 여성 전용 공간들도 이제 야구장에선 낯설지 않습니다.

여심을 잡기 위한 마케팅도 활발합니다.

5년 전 한 종류 뿐이었던 여성 유니폼은 최근 18종으로 늘었고, 거울과 담요, 파우치 등 여성용품 판매량도 크게 늘었습니다.

퀸스데이, 레이디스데이 등 여성팬을 위한 이벤트도 많아졌습니다.

여성팬 한 명을 확실히 잡으면 연인이나 남편은 물론이고, 아이들까지 팬층을 확대할 수 있다는 구단들의 계산입니다.

더 적극적인 여성팬들은 강습회에서 야구를 글로 배우거나, 그라운드에서 몸으로 배우기도 합니다.

여성 야구인의 수도 늘고 있어, 여성 사회인 야구단 수는 2008년 22개에서 올해 46개로 8년 만에 두 배 늘었습니다.

한때는 조연에만 머물렀던 야구장의 여자들, 이제 야구 아는 여자들은 그라운드의 주인공으로 당당한 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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