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명 심동준 이재은 이혜원 기자 = 12일 경북 경주에서 규모 5.1과 5.8의 지진이 잇따라 발생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러한 지진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음을 받아들이고 안전점검과 실질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다만 향후 한반도에 이와 유사한 규모의 지진이 이어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내다봤다.
지진연구센터 선창국 지진재해연구실장은 이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부산에서 포항에 이르는 양산단층대가 움직여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그 일대는 과거에도 그렇고 지진이 자주 발생하던 지역 중 하나"라고 지진 원인을 밝혔다.
선 실장은 "단층이 평행한 상태에서 좌우로 팽창, 확대되는 주향이동 단층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며 "1978년 이후 한반도 남쪽에서 발생한 지진 중에는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7월5일 울산에서도 5.0 수준의 지진이 발생한 바 있다"며 "앞으로 이 정도의 지진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고 받아들이고 안전점검 등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진도 2.0~3.0 규모의 여진이 지속되고 있지만 현재는 객관적 수치에 의한 비교, 분석만 가능한 상태"라며 "이후 피해자료를 분석해 대책 등을 살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5년여 전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라는 분석도 나왔다.
홍태경 연세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동일본 대지진 이후 판 사이의 이동이 발생하면서 한반도 내에 힘의 불균형 현상이 나타났다"며 "이로 인해 한반도 지각 아래 누적된 힘이 배출되면서 지진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당장은 여진이 꽤 우려되기 때문에 진앙지 주변에 있는 분들은 집안에 머물지 않는 것이 좋겠다"며 "규모 5.8 수준이면 길게는 몇 달간 영향이 있을 수 있어 당분간은 안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종인 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교수도 "일본 열도를 중심으로 나타난 지진이 한국에서도 나타난 것"이라며 "(이번 지진은) 특히 영남권을 중심으로 더 이상 한반도가 지진 예외 지역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동 교수는 "한국은 일본과 지각판의 진동 체계가 연결돼 있기 때문에 상대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며 "단언할 수는 없겠지만 더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경고했다.
김재경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도 "지각들이 힘의 균형을 맞추고 있던 상태에서 동일본에서 지진이 발생했다"며 "이 지진이 기폭제가 되면서 일본에 인접한 지각 판들이 힘의 균형이 깨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사실 그동안 어느 정도 한반도에서도 이 정도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인지됐던 상황"이라며 "이 사건의 의미는 지진이 더 이상 추상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실재하는 재난으로 우리에게 인식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