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회의장의 정기국회 개회사에 반발해 국회 일정 보이콧에 나선 새누리당이 2일 정 의장을 원색 성토하는 등 격앙된 반응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염동열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균이란건 동식물에 기생해서 부패나 발효를 일으키는 단세포"라며 "우리가 뽑을 땐 300명이 중립적 입장에서 좋은 발효균으로 정세균 의장을 뽑았다"고 정 의장의 이름을 거론했다.
염 의원은 "그런데 알고보니 악성균"이라며 "이정현 대표가 말한대로 정치테러, 테러균"이라고 정 의장을 원색 비난했다.
그는 "테러균은 이제 추경 파행균으로 민생 파괴균으로 지카보다 또 메르스보다 더 크게 국민의 아픔을 지속적으로 공격할 것"이라며 "정세균 의장은 악성균, 테러균으로 이 사회의 암과 같은 바이러스 균이다. 당장 사퇴하라"고 맹비난을 퍼부었다.
이정현 대표는 "정 의장은 개회사를 통해 새누리당이 마땅치 않게 생각할 거라고 예상했다"며 "의도적이고, 뻔히 계산된 도박"이라고 비난했다.
이 대표는 "정 의장은 의장이 될 정도로 국회 경험과 경륜이 있고 본인도 이와 비슷한 상황에 대한 대처도 해 본 사람"이라며 "즉흥적 연설도 아니고 원고를 써서 수차례 독해를 거쳤을 텐데 그럼에도 이렇게 한 것은 그야말로 국회, 국민 무시, 야욕과 욕식을 채우기 위한 테러"라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그는 "이런 걸 용납하고 그냥 넘어가는 건 그간 수없이 많은 눈물과 피와 땀으로 지킨 대한민국 의회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 결코 용납돼선 안 된다"며 "우린 반드시 사과를 받아야 하는데 새누리당에 사과할 필요 없다. 국민 앞에 사과하고 자신의 거취를 결정하라"고 촉구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오늘 박 대통령이 G20 정상회담 참석차 출국한다. 시진핑 주석을 만나 회담을 할 예정"이라며 "중국 시진핑 주석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의전서열 2위인 국회의장이 반대하는데 왜 사드배치를 강행하냐고 물어보면 대통령이 어떤 대답을 할 수 있겠냐"고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국회의장으로서 대한민국 국가 안보, 국익의 근본을 훼손한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며 "정 의장의 얘기를 들어보면 이 분이 사리분별력이 있는 분인지, 아니면 여소야대에 처한 여당을 정략적으로 농락하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정 의장은 어제의 의회주의 파괴, 민생추경 파괴를 사과해야 한다"며 "우리가 추경 발목을 잡는 것처럼 얘기하는데, 추경을 처리하고 싶으면 빨리 본회의장에 들어오라고 하는데 이건 우리를 조롱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희경 의원은 "정 의장은 국민의 목소리를 참칭하며 국민의 여망을 가장 무참하게 짓밟았다"며 "정 의장이 어제 하루동안 손상시킨 사회적 자산, 성숙도, 의회 민주주의 이런 것을 경제적으로 환산하면 얼마나 되겠냐"고 반문했다.
전 의원은 "부의장은 왜 있냐, 이런 상황에 대비하라고 있는 것 아니냐"며 "부의장에게 사회권만 남겨서 추경 통과만 시켜도 한숨 돌리고 성숙한 논의를 하는 길이 트이지 않느냐"고 요구했다.
성일종 의원은 "국회의장은 심판관이다. 심판은 경기 중에 절대 한 팀에 감독처럼 작전을 내려선 안 되는 것"이라며 "우리가 이렇게 항의하고 밤을 지새운 건 심판 자질에 문제가 있어서"라고 강조했다.
성 의원은 "'정책'이라는 말 뒤에 자꾸 숨으려고 하면 안 된다"며 "정 의장은 잘못된 부분에 대해 분명히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