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 밀착카메라는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외래어종에 점령당한 팔당호 얘기입니다. 블루길이나 큰입배스 같은 이름도 생소한 이런 물고기들이 그물만 던졌다하면 수백 마리씩 잡힌다는데요. 더욱이 요즘 산란기를 맞으면서, 포획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박소연 기자입니다.
[기자]
수도권 주민들의 식수원인 팔당호에 나왔습니다. 이곳에서 생태계 교란 생물인 큰입배스와 블루길 포획 작업이 한창입니다.
어민들이 하루 전에 쳐 놓은 그물을 걷어 올리는 작업을 할 예정인데요. 오늘 밀착 카메라팀도 이 작업에 동행해보겠습니다.
배를 타고 팔당호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나갔습니다.
하루 전에 설치한 그물을 들어 올리자 물고기 수백 마리가 가득합니다.
배 위에 손바닥 크기만 한 어린 물고기들이 파닥거립니다.
그런데 대부분 블루길과 큰입배스 같은 외래어종입니다.
두 달 전에 산란한 배스입니다. 제 손가락 마디 길이만큼 자라났습니다.
굉장히 작은데, 불과 3~4년만 지나면 옆에 있는 물고기만큼 자랍니다. 제 팔 길이만 합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입을 열어보면 제 주먹이 들어갈 정도로 굉장히 큽니다.
그런데 한번 집어넣으면 빼기 힘든데 면장갑이 입 주변에 난 까슬까슬한 이빨에 걸려서 잘 안 나오는 겁니다.
커다란 입에 먹성까지 좋은 큰입배스는 토종 물고기와 그 알까지 깡그리 잡아먹고 있습니다.
70년대 초, 어촌 소득 증대를 위해 들여온 외래 어종이 우리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있는 겁니다.
[오인택/어민 : 보시면 아시겠지만 거의 90퍼센트는 외래 어종인 블루길과 배스가 있고. 토종 어류는 10퍼센트밖에 안 돼요.]
1톤짜리 배를 타고 팔당호 한가운데 나왔습니다. 이틀 전에 쳐놓은 정치망을 확인해보겠습니다.
이번에도 온통 블루길과 큰입배스 치어들입니다.
4월 말부터 다음 달까지가 외래어종 산란기인데, 어린 물고기 활동이 활발해진 겁니다.
[한성주/어민 : 지금은 이렇게 작지만 나중에 보면 이게 성어가 되면 그 무게를 따져보면 엄청난 양이거든요.]
알을 밴 작은 블루길도 발견됩니다.
[한성주/어민 : 수초 지역에 알을 많이 낳고 있습니다. 붕어나 잉어가 산란하면 그 알도 먹어치우기 때문에.]
이번에는 물 밑 아래 생태계를 확인하기 위해 카메라를 정치망 그물 안에 넣어보겠습니다.
하얀 배를 드러낸 큰입배스와 어린 블루길이 그물 안에 가득합니다.
방금 전 팔당호에서 끌어올린 물고기를 이 안에 담아놨습니다. 보시면 물고기뿐만 아니라 생태계 교란 생물 가운데 하나인 붉은귀거북도 발견됐습니다.
그물에 메기와 붕어 같은 토종 물고기가 잡혀 올라올 때마다 다시 호수에 풀어줍니다.
하지만 눈으로 보기에도 그 양이 많지 않습니다.
[오인택/어민 : 붕어하고 누치, 메기 이런 것들은 저희가 바로 던져줘야 사니까.]
정부가 지난해 팔당호의 생태계를 조사했더니 10마리 가운데 8마리 이상이 큰입배스와 블루길 같은 외래어종이었습니다.
팔당호의 생태계가 시름하고 있는 건데, 외래어종을 직접 잡는 거 말고는 마땅한 대책이 없습니다.
이날 하루 잡은 외래어종은 470여 kg, 6200여 마리로 가축 사료나 비료로 재활용될 예정입니다.
4시간 동안 잡아올린 외래어종이 배 한가득 채웠습니다. 제대로된 검증 없이 들여온 외래종의 습격, 이제 시작일 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