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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미세먼지 나 몰라라' 공회전 단속 현장

입력 2016-06-14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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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꼽히는 노후한 경유 차량과 공회전 차량은 저마다의 사정을 내세우며 여전히 줄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시가 매일 단속을 한다지만 단속 인력도 부족하고 쉽지 않아 보입니다.

밀착카메라 안지현 기자가 단속 현장을 동행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곳은 지난해 대기청정지역으로 지정된 서울 남산입니다. 자동차 공회전을 제한하는 곳이기도 한데요.

그런데 이 곳엔 관광객을 태운 대형버스들이 올라가고 있는데요. 위의 상황은 어떤지 저희가 지금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남산타워로 올라가는 길. 대형 버스들이 도로 한 쪽에 꼬리를 물고 주차돼 있습니다.

대부분 미세먼지 발생 원인으로 꼽히는 경유 차량입니다.

시동을 켜 놓은 차량도 보입니다.

주차공간을 확보하거나,

[버스 운전자 : 이렇게 차가 빠지면 앞으로 빼고, 앞으로 빼고…]

승객을 위해서라고 말합니다.

[버스 운전자 : 차 안이 되게 덥잖아요. 일찍 오는 사람, 그 사람들을 위해서 에어컨을 켜 놓아야 돼요.]

산책을 하기 위해 이곳을 찾은 시민들은 불만입니다.

[국인희/경기 고양시 삼송동 : 기분이 안 좋죠. 맑은 공기는 커녕 더 안 좋은 공기, 미세 먼지를 많이 마시고 가기 때문에 (더 안 좋은 것 같아요.)]

남산 아래 시내에서는 더 쉽게 공회전 차량을 볼 수 있습니다.

줄지어 서 있는 경찰 버스는 10분 넘게 시동을 켜놓고 있습니다.

서울시가 공회전 차량을 단속하고 있지만 쉽지는 않습니다.

이곳은 서울 창덕궁 앞입니다.

주변을 보시면 이처럼 관광객을 태운 대형 경유 버스 차량들이 굉장히 많이 지나다니고 있는데요.

맞은 편을 보시면 자동차 중점 공회전제한 장소임을 알리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습니다.

이곳에서 허용시간 이상으로 공회전할 경우 경고 없이 단속될 수 있다는 겁니다.

공회전은 실외온도에 따라 최대 5분까지 허용됩니다.

공회전이 계속되자 단속원이 운전자에게 다가갑니다.

[면허증을 제시해주십시오.]

[버스 운전기사 : 저는 인정 못 합니다. 우리가 공회전하고 싶어서 합니까?]

운전자는 끝내 면허증 제시를 거부했습니다.

이마저도 기온이 30도를 넘어가면 조례에 따라 과태료는 부과하지 않고 공회전을 하지 말라고 안내만 합니다.

이 때문에 올 들어 공회전 경고를 받은 차량은 8200대가 넘지만 과태료를 부과받은 차량은 20대에 그칩니다.

단속 인원도 턱없이 부족합니다.

[이해관 주무관/서울시 대기관리과 : 저희들이 인원이 많이 부족합니다. 5명이 지금 하고 있는데, 하루에 200~300대 정도 (점검을 하고 있습니다.)]

배출가스 단속 현장입니다.

도로 위를 달리는 차량 가운데 7년 이상 된 노후화된 차량을 대상으로 이른바 매연을 측정하는 건데요.

이처럼 도로 한쪽에 측정기기를 설치해 놓고 기준치를 넘어설 경우, 단속 대상이 되는 겁니다.

단속을 시작한 지 10분도 안 돼 노후 경유 차량이 들어옵니다.

액셀을 밟자 시꺼먼 매연이 뿜어져 나옵니다.

배출구에 잠깐 마스크를 댔는데요. 마스크 안이 새까맣게 변했습니다. 그리고 마스크를 든 제 손도 이렇게 까맣게 변했습니다.

15년 된 2001년도 경유 차량의 배출가스 측정 수치는 기준치를 2배 가까이 초과했습니다.

[운전자 : (매연이 심한 거 알고 계셨나요?) 네, 알고 있었어요. 저한테 그러시면 곤란해요. 제가 불법으로 몰고 다니는 것도 아닌데요.]

곧이어 들어온 차량도 시꺼먼 연기를 내뿜습니다.

[정태호 주무관/서울시 대기관리과 : (단속하면) 빨갛게 두드러기가 나요. 내가 마신다고 생각을 하고, 인식을 조금 바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와 인천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노후 경유 버스만 1700대나 됩니다.

한 때 미세먼지 원인으로 지목됐던 국민 생선인 고등어. 하지만 정작 서울 시내 미세먼지는 일부 운전자들의 안일한 태도와 턱없이 부족한 단속 인력으로 잡아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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