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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군대서 다친 다리 결국…허술한 군 의료 대응

입력 2016-05-18 21:26 수정 2016-05-18 23:39

"신 일병, 골든타임 놓쳐 다리 근육 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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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일병, 골든타임 놓쳐 다리 근육 괴사"

[앵커]

이렇게 군에 보낸 자식이 다치고 또 제대로 치료가 안 돼 장애인까지 됐다면 어떨까요. 그런데 이런 사례가 이뿐만이 아니라고 합니다. 취재기자와 잠깐 얘기 나누겠습니다.

박성훈 기자, 굉장히 안타까운 사례인데… 또 어떤 사례가 있습니까?

[기자]

영상을 보면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지금 이 영상은 아버지가 군에 간 아들이 다친 것을 안타까워하면서 찍은 영상인데요.

보시면 발목을 움직이기가 쉽지 않고, 굽혀지지 않습니다. 또 발가락도 잘 움직여지지 않는 상황입니다.

다시 말해 정상적으로 걷거나 생활하는 것이 현재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육군 전방 사단에서 원래 근무했었던 신현우 일병입니다. 지난 2월, 전투 체육 중에 다리를 다쳤습니다.

[앵커]

훈련도 아니고 전투 체육. 체육… 전투 체육도 훈련에 들어가긴 하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통증이 심해져서 진료를 원했는데, 연대와 사단 등 의무대를 거치면서 결국 25일 만에 수도병원에서 첫 진료를 받게 됐습니다.

[앵커]

화급을 다투는 일일 텐데 거의 한 달 만에 치료를 했다는 얘기네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전에 연대나 사단급 군의관에게 진료를 받았고, 또 수도병원에서도 진료를 받았는데 중요한 것은 병명, 즉 진단이 나오질 않았던 것이죠.

그래서 답답한 가족들이 신 일병을 데리고 민간 병원으로 가서 진료를 받았는데, 그 결과 구획증후권 판정이 나왔습니다.

[앵커]

좀 어려운 말이긴 하네요.

[기자]

다소 생소한 질병인데 설명을 드리자면, 구획증후군은 외상에 의해서 상처가 난 다음에 근육 등에 압력이 올라가면서 신경이 손상되고, 신경이 손상되면서 다리를 잘못 움직이게 되는 질병입니다.

이 병이 특히나 통증이 매우 심한데요. 마치 다리를 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을 겪는 병이라고 합니다.

특히 신속히 조치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보건복지부 자료에서도 명시하고 있습니다.

[앵커]

따지고 보면 거의 두 달 만에 병명이 나온 상황이 되잖아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두 달 만에 병명이 나온 것을 두고 저희가 직접 이 병을 주치한 주치의를 만나서 얘기를 들어봤는데요. 한번 들어보시죠.

[문정석/주치의 : 환자분은 내원했을 때 구획증후군으로 진단하였고, 구획증후군은 초기 진단이 중요한데 골든타임을 놓쳐서 왔기 때문에 근육이 괴사가 되어서 정상적으로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였습니다.]

[앵커]

예. 이런 상황이라면, 군 병원의 책임 문제가 제기될 것 같은데, 군 병원 쪽에선 뭐라고 얘기합니까?

[기자]

네, 그래서 저희가 국방부를 통해서 입장을 확인해봤는데요. 국방부가 보낸 답변서를 보시겠습니다.

'구획증후군 판정이 늦어서 피해가 커진 것 아니냐'고 질문했는데, '군 병원은 급성구획증후군으로 진단했고 또 적절한 치료를 실시했다'고 답변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신 일병측에게 다시 한 번 확인해봤습니다. 그랬더니 얘기가 완전히 다른데요. 한번 들어보시겠습니다.

[신 일병 아버지 : 제가 수차례 찾아가서 군의관을 만나 물었습니다. 정확히 어디가 아프냐, 병명이 뭐냐. 단 한 번도 답변해준 적이 없습니다. 오죽하면 제가 자비를 들여서 밖에 나와서 진료받고 수술을 다 했겠습니까.]

[앵커]

정확하게 조사를 해 볼 필요가 있음이 틀림없는 것 같고요. 또 다른 사례가 있습니까?

[기자]

또 다른 사례는, 지난해 6월에 전역한 문진홍 상병입니다. 문 상병은 처음 발병 당시 군에서는 감기로 진단했습니다. 그런데 이후에 '융모암'이라는 희귀병으로 밝혀져 결국 의병 전역했는데요.

문 상병은 지금 어머니와 산속으로 들어가서 치료를 하면서 살고 있는 상태입니다.

군 병원의 진단이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은 "군에서 진단이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엔 최대한 신속하게 민간병원으로 옮기는 시스템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이 사건을 취재한 박성훈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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