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들, 한국 소환 조사 요구
영국 검찰에서 추가로 고발할 예정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과 시민단체가 2일 옥시 레킷벤키저 영국 본사 최고경영자(CEO)인 라케쉬 카푸어(Rakesh Kapoor) 등 경영진 8명을 검찰에 고발한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 모임(가피모)와 환경보건시민센터, 민변환경보건위원회(민변) 이날 오후 1시께 서울중앙지검에 "옥시 경영진 8명을 한국으로 소환 수사해 달라"며 이같은 내용의 고발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가습기살균제 참사 사건에서 옥시 영국본사의 책임이 드러나고 있다"며 "한국 옥시를 100% 소유하고, 이윤을 100% 회수해온 영국 본사가 직간접으로 지휘하고 조정했다고 충분히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2001년 한국 옥시를 인수해 독성물질인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를 넣은 '뉴가습기당번'을 제조하고 판매하려 할 때 신제품의 안전테스트의 필요성이 검토됐음에도 이를 하지 않았다"며 "이후 11년간의 판매과정에서도 아무런 안전점검을 하지 않은데 대한 직간접 지휘의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까지 한국정부의 1·2차 조사에서 확인된 제품 사용 사망자만 103명, 생존환자 300명 등 모두 403명에 달한다"며 "현재 피해신고가 쇄도하고 있어 피해자가 수천명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특히 1998년부터 EU(유럽연합)에서 시행된 바이오사이드 안전관리제도를 왜 한국에서 판매된 가습기살균제 신제품 개발과정에서 적용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이중잣대 또는 이중기준의 문제점을 파헤쳐 다국적기업의 행태를 밝혀달라"고 검찰에 요구하기도 했다.
가피모 등은 이번에 고발하는 옥시 영국 본사 현직 이사진 8명 외에도 2001년부터 재직한 전직 이사진들의 명단이 파악되는대로 추가로 한국과 영국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다.
이와는 별도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유가족들을 모집해 예정보다 2주일 앞당긴 오는 16일 1차 집단 민사소송도 제기할 계획이다. 소송인원은 최대 200명 규모가 될 전망이다.
옥시는 이날 오전 11시 가습기살균제 관련한 첫 공식 입장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옥시 한국법인장 아타 샤프달 대표는 가습기살균제 사태와 관련해 "대한민국 소비자, 국민들에게 사과한다"며 "옥시 제품을 사용한 사람들에게 포괄적인 피해보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