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영화 '내부자들'의 한 장면인데요, 영화에선 이렇게 녹음파일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또 최근 녹음파일로 공천까지 탈락하게 된 윤상현 의원이 검찰에 대화내용 녹음한 인물을 찾아 처벌해 달라고 고소장을 냈는데, 이런 녹음, 녹취 과연 괜찮은 건지, 법적으로는 어떤지, 어디까지가 괜찮은 건지 오늘(28일) 팩트체크에서 짚어보겠습니다.
김필규 기자, 특히 요즘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특히 이런 문제가 더 자주 불거지는 거 같습니다.
[기자]
앞서 본 내부자들뿐 아니라 최근 개봉했던 '검사외전'에서도 사석에서 대화를 녹음한 게 중요한 증거가 되는 장면 나오는데, 이와 관련된 법이 통신비밀보호법입니다.
여기 보면 '누구든 공개되지 않은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전자장치 또는 기계적 수단을 이용하여 청취할 수 없게 돼 있고, 어길 경우 10년 이하 징역, 5년 이하 자격정지에 처하게 됩니다.
[앵커]
여기 법조문에 나와 있는 타인 간의 대화에 강조점을 줬잖아요. 저게 사실 중요한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제 통비법상에서 타인 간의 대화 녹음하면 안 된다고 했던 이 부분, 그래서 이제 대화 참여자 중에 만약에 녹음한 사람이 있다 그러면 불법이 아닌 겁니다.
그래서 조금 전에 봤던 영화처럼 본인이 대화 장소에 있어서 녹음을 했다고 하면 불법이 아닌 거죠.
그렇다면 미리 상대방에게 동의를 구할 필요도 없고요. 나중에 또 이게 법정으로 갔을 때 법적인 효력도 있습니다.
[앵커]
본인이 그 대화에 참여했을 경우에. (그렇습니다.) 윤상현 의원은요?
[기자]
윤상현 의원의 경우에는 그런데 좀 이야기가 다릅니다.
기사를 통해서 알고 계시겠지만 이 경우에는 윤 의원이 다른 사람과 전화통화를 하고 있는 내용을 옆에 있던 전혀 관계 없는 인물이 녹음을 한 거였죠.
그 대화 당사자가 녹음을 한 게 아니기 때문에 분명히 불법 녹음이고요. 또 고소 대상도 되는 겁니다.
이와 함께 또 다른 사례 있는데요. 직원들의 대화를 엿듣고 싶어서 휴게실에 자기 휴대전화에 녹음버튼을 눌러놓고 나왔던 경우도 있는데요. 이 역시 불법이고요.
검찰에 기소가 된 바 있습니다.
[앵커]
역시 거기의 당사자가 아닌 거니까. (그렇습니다.) 그건 알겠는데 그러면 자기가 참여하지 않은 것이라고 해도 예를 들면 인터넷 같은 데 공개하면 어떻게 됩니까?
[기자]
그게 생각해 볼 수 있는 또 다른 문제일 텐데요. 일단 그렇게 한다고 하더라도 그 녹음을 했던 행위, 공개한 행위 자체도 형사상으로는 문제가 안 됩니다.
4년 전에 자신의 택시에 설치한 카메라로 승객과 나눈 대화를 찍어서 이렇게 인터넷방송으로 공개를 했다가 기소된 택시기사가 있었는데요.
통비법상으로는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그러니까 조금 전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기사 본인도 대화에 참여했기 때문인데요.
다만 형사상으로 그렇다는 얘기고 민사상으로는 얘기가 좀 달라져서 혹시 방송에 얼굴이 나왔던 승객이 내 초상권이 침해 당했다 이렇게 해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도 법원에서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실제로 어떤 민사 재판이 하나 있었는데요. 여기서 한 명이 상대방의 동의를 받지 않은 채 둘이 전화 녹음을 해서 증거로 제출해서 그 재판에 이겼습니다.
그러자 상대방이 내 음성권이 침해됐다고 해서 맞소송을 걸면서 300만원 위자료를 물게 된 경우도 있었습니다.
[앵커]
자기가 참여했어도 함부로 아무데나 내서는 안 된다는 것으로 이해를 하겠습니다. 그런데 국산 스마트폰 보면 녹음 기능이 있고 아이폰은 없습니다. 이건 뭐 달라서 그런가요, 나라별로?
[기자]
법적인 배경을 봐야지 되는데요.
지금 보시는 것처럼 왼쪽이 아이폰 통화 중 화면이고요. 오른쪽이 갤럭시의 통화 중 화면입니다.
지금 보시는 것처럼 갤럭시 폰에만 녹음 버튼이 있는데요. 왜 그런 거냐 미국 연방법에 보면 통화내용을 몰래 녹음하는 일 자체를 불법으로 규정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주별로, 각 주별로 이를 아주 엄격하게 통제하는 곳도 있어서 기본적으로 아이폰에서는 통화녹음 기능을 없앤 겁니다.
국산 스마트폰도 미국에 판매되는, 수출하는 경우에는 이 기능을 모두 뺐습니다.
[앵커]
그럼 미국 말고 다른 나라들은 어떻습니까?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이 부분에 대해서 문의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휴대전화에서 통화녹음 기능을 달아서, 유지를 해서 판매하는 곳은 한국을 비롯해서 일본, 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이렇게 6개국이라고 합니다.
[앵커]
얼마 안 되는 군요?
[기자]
네, 그러니 대화 중, 통화 중 녹음을 허용하는 게 전세계적으로 일반적인 상황은 아닌건데요.
그런데 많은 전문가들이 또 이야기를 한 게 이렇게 자기 통화에 녹음 버튼을 허용한 건 개인 권리를 지키기 위한 거지 남을 비방하거나 망신주기 위해서가 아니라는 겁니다.
함부로 이 버튼을 남용했다가는 큰 책임을 져야 하는 점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앵커]
김필규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