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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중국 상인들이 연 '동대문 시장 봄날'

입력 2016-03-09 21:47 수정 2016-03-10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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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계절이 바뀌는 이맘 때면 전국에서 의류 소매상들이 동대문 시장으로 몰려듭니다. 그런데 요즘 동대문 시장을 찾는 소매상 중 가장 큰손은 중국인들이라고 합니다.

밀착카메라 박소연 기자가 달라지고 있는 동대문 시장의 분위기를 들여다봤습니다.

[기자]

저녁 8시. 대형 쇼핑몰이 불을 밝히고 천으로 가려뒀던 봄옷들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에스컬레이터 옆면엔 3층에도 여성 옷이 많다는 안내 문구가 중국어로 적혀있습니다. 방화 셔터 주변에는 물건을 놓지 말라는 경고문구도 중국어입니다. 이곳은 다름 아닌 국내 패션의 중심으로 일컬어지는 동대문 도매상가입니다.

몇 번 옷을 훑어보고 만져보는가 싶더니 셔츠와 치마 아홉 종류를 주문합니다. 중국 소매상입니다.

[전진경/동대문 도매상인 : (손님) 10명 가운데 8명은 중국분이세요. 일요일마다 신상품이 나와서 그때마다 들려서 신상품을 사시거든요.]

이곳 쇼핑몰의 주요 고객은 중국 소매상인데 여행 비자를 발급받아 3, 4일 한국에 머물며 옷을 사 갑니다.

[안팅팅/중국 소매상인 : 한 달에 두 번 와요. 비행기 표가 그렇게 비싼 편이 아니에요. 옷 재질이 좋은 것 같아요.]

제품을 고르는 중국인들의 안목은 까다로워지고 있습니다.

[리쪤웨이/중국 소매상인 : 새로운 것(스타일)이 없어요. 예전에는 10만 위안(약 1,870만원)정도 구매했는데, 요즘은 5만 위안(약 930만원) 정도도 살 게 없어요.]

특히 계절이 바뀌는 요즘이 가장 바쁩니다.

[정현진/동대문 도매상인 : 봄 때가 제일 많아요. 구정 끝나고 아무래도 새로 시작하는 거니까.]

통로 곳곳에는 옷들이 담긴 비닐봉지가 보시는 것처럼 가득 쌓여있습니다. 구분하기 편하게 봉지마다 도착지 이름과 에이전시 이름이 적혀있는데요. 북경이나 상해라고 적인 봉투도 눈에 띕니다. 이 옷들은 항공편을 이용해 빠르면 2, 3일 후에 중국 매장에 걸리게 됩니다.

밤이 깊어질수록 삼십여 개의 대형 상가와 3만여 점포가 있는 동대문 시장은 불야성을 이룹니다.

보따리를 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상인들.

지게꾼들은 공장에서 방금 나온 옷들을 매장으로 나릅니다.

[(안 무거우세요?) 무거워요. (이게 뭐예요?) 옷이요. (어디서 온 물건들이에요?) 공장이요, 공장.]

두세 평 남짓한 환전소에는 돈을 바꾸려는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건물 밖에는 포대에 담긴 물건들이 쌓여있습니다. 제가 들어봐도 묵직할 정도로 가득 들어있는데요. 킬로그램당 6800원이면 중국 전역으로 배달됩니다.

[이명운/물류센터 관계자 : 중국으로 하루에 1톤 정도 부쳐요. 거의 상하이, 산둥성, 항저우 쪽 도매상이에요.]

하지만 중심 상권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중국 시장 특수는 남의 얘기입니다.

중국 상인들이 뒷골목까지는 돌아보지 않을뿐더러 온라인 쇼핑몰 활성화로 국내 소매상들의 발걸음도 줄었기 때문입니다.

[방형근/동대문 도매상인 : 장사 하나도 안 되지. 중국? 글쎄요. 이쪽은 뭐 별로.]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동대문관광특구협의회 관계자 : 작년 5월에 메르스가 왔을 때 (매출이 줄어) 동대문 사람들 죽다 살아났어요. 가장 중요한 게 시장 다변화입니다.]

자정을 훌쩍 넘긴 시간이지만 동대문에는 아직 밤이 찾아오지 않은 듯합니다. 또다시 외면받지 않고 패션을 선도할 수 있을지 동대문 상권은 중요 기로에 서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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