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밀착카메라] 역명 남기고 사라진 도심 속 전통시장

입력 2016-02-22 20:56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공항시장 역 앞에는 시장이 없다… 전통시장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말입니다. 정부나 정치권이나 입만 열면 전통시장을 살리겠다고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합니다. 하나둘씩 소리 없이 사라져 가고 있는 전통시장의 실태를 밀착 카메라에서 취재했습니다.

고석승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지하철 9호선 공항시장역, 인근의 전통시장 이름을 역명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공항시장역 1번 출구에서 2, 3분만 걸어가면 시장이 나온다고 하는데요.

역 이름으로 사용될 정도면 시장 규모도 꽤 클 것 같은데 직접 한번 찾아가 보겠습니다.

평일 오후이지만 상당수 점포가 영업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낮인데도 불이 들어오지 않아 한밤중인 것처럼 어둡습니다.

상점 대부분 문을 닫고 천막도 다 찢겨있어서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인데요. 이쪽 골목도 한두 점포를 제외하고는 모두 다 문을 닫은 모습입니다.

제 뒤로 보이는 골목에는 초입에 저렇게 쓰레기가 쌓여있어서 사람들이 지나다니기도 힘들어 보입니다.

[정옥자/순대 노점 상인 : 지금은 이제 거지가 돼서 사람 한 명 기다리려면 눈 빠지게 기다려야 해. 장사하는 사람들이 이사 가버리고 뿔뿔이 헤어져서 몰라. 어디로 갔는지.]

인근에 대형마트가 들어서고, 예정된 재개발이 지지부진해지면서 시장은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진정근/떡집 상인 : 시장이 안 되는 거야. 재건축한다고 해가지고 한 사람, 한 사람씩 (시장을) 나가다 보니까. 다 나가버린 거야.]

한때 인천, 경기지역의 손님들까지 몰렸던 시장에는 당시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던 각종 입간판만 덩그러니 남았습니다.

[송제옥/시장 상인 : 예전에는 고루고루 잘나갔죠. 옛날 잘 되던 거 생각하고 지금 보면 정말 한심하지. 봄 되면 나아질까 소망을 가지고 있는데 희박해요.]

공항시장 인근의 또 다른 시장은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곳 역시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는 위기감에 대책 마련이 한창입니다.

[고재한/방신시장 상인회장 : (인근에 대형마트가 들어온다고 해서) 고객 이탈이 많을 것으로 보고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공동쿠폰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광주 계림동의 호남시장, 30년 역사를 자랑하던 이곳도 곧 철거될 예정입니다.

시장이 제기능을 상실하면서 시장 주변에는 이렇게 각종 쓰레기까지 쌓이기 시작했는데요. 마치 쓰레기장을 방불케 합니다.

쓰레기를 버리지 말라는 문구가 무색할 정도인데요. 안쪽으로도 한 번 들어가보겠습니다.

안쪽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각종 상점에서 나온 쓰레기가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고 한쪽에는 잡초만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데요.

이곳이 한때 시장이었다는 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폐허로 변해버린 모습입니다.

오랜 기간 시장이 방치되면서 주민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습니다.

[김종엽/광주 계림동 : 악취에 냄새나고 미관상 보기 싫잖아요. 빨리 구청에서 하든지 시청에서 하든지 (쓰레기를) 정리해줘야죠.]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방앗간마저 지난해 추석, 영업을 끝내면서 시장은 사실상 문을 닫았습니다.

30년 동안 시장을 지켰던 방앗간 주인은 아쉬움을 나타냅니다.

[안근동/방앗간 상인 : 떡 써는 기계만 가져갔어요. (나머지는) 그대로 놔뒀어요. 가져갈 거예요. 다 사용할 수 있죠.]

2001년 40조원에 달하던 전국 전통시장의 한 해 매출이 지금은 절반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여전히 수많은 사람들이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시장을 이대로 방치해둔다면 이 폐허 같은 모습이 우리 전통시장의 미래가 돼버릴 겁니다.

관련기사

이제 돈 내고 보라고?…지역 명소 입장 유료화 논란 '양심 저울'에 경품 추첨까지…설맞이 전통시장 풍경 법원, "롯데쇼핑 등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 적법" 한 잔의 추억 남기고…40년 아현동 지킨 포차 사라진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