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금부터는 인천공항의 허술한 보안 실태에 한 걸음 더 들어가보겠습니다. 2주 전 중국인 부부에게 그리고 그제(30일), 필리핀 남성에 입국장이 그대로 뚫려버렸죠. JTBC 취재 결과, 이 필리핀 남성이 밀입국을 할 때 해당 입국심사대에 법무부 직원도, 또 보안직원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이 남성은 3주 전에도 입국을 시도했다가 거부당했습니다. 이런 현장 상황을 미리 파악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희정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9일 사라진 베트남 남성 25살 N씨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일본으로 가는 환승객 신분으로 우리나라에 도착한 뒤 2시간 반 만에 공항을 빠져나갔습니다.
N씨는 도착 후 환승장인 3층으로 가지 않고 2층에 남아있다가 A입국심사장으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아침 7시 24분 쯤 N씨가 무인 자동출입국심사대 문을 손으로 열고 통과한 장면이 CCTV에 찍혔습니다.
경보음이 울렸지만 무용지물이었습니다.
그런데 2인 1조 근무 형태로 운영되는 이 구역에 현장을 지키고 있어야 할 직원들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입국 심사대는 운영 중이었고 근무 교대 시간도 아니었지만, 법무부 직원은 자리를 비웠습니다.
해당 구역의 순찰을 맡은 보안업체 직원은 근무지를 떠나 다른 곳에 지원을 나갔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취재진이 입수한 근무표입니다.
사건 당시 A입국심사대에 있어야 할 근무 인원은 동쪽 보안 데스크로 지원을 간 것으로 돼있습니다.
[공항 관계자 : 여기(입국심사장)를 왔다갔다하는 순찰 요원이 하나 있어요. 빼버린 거예요. 그러니까 비어있는 거죠. 엄한 데 가있는 거죠.]
그리고 동쪽 보안 데스크 근무자는 같은 시간 직원 출입구를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N씨는 3주 전에도 환승을 위해 인천공항에 들러 첫 번째 입국을 시도했습니다.
당시 입국엔 실패했지만, N씨는 이처럼 오전 시간대에 근무자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범죄에 이용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당국은 N씨의 인상 착의와 이용한 교통수단을 파악하고 경로를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