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위장해 10년 지기 친구를 살해한 40대 남성과 범행을 사주한 피해자 아내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시흥경찰서는 23일 교통사고로 위장해 친구를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손모(49)씨를, 손씨를 시켜 남편을 살해한 혐의(살인교사)로 강모(49·여)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손씨는 지난 22일 오후 11시57분께 시흥시 금화로의 한 비포장도로에서 회사 소유 1t 트럭으로 강씨 남편 박모(49)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강씨는 손씨에게 남편을 살해해달라고 사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사고 충격으로 숨졌다.
경찰은 애초 사건을 뺑소니 교통사고로 접수했다가 CC(폐쇄회로)TV 확인결과 사고 차량이 남편 박씨를 향해 급가속하며 들이받은 점 등을 수상하게 여기고 강력사건으로 분류했다.
경찰이 확보한 현장 CCTV 영상에는 손씨가 모는 트럭이 헤드라이트를 끄고 박씨 쪽으로 움직이는 장면이 찍혀있다.
경찰은 사고 후 강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박씨와 함께 있던 강씨가 사고 소리를 못들었다고 한 점 등을 수상하게 여기고 추궁해 범행을 자백받고 긴급체포했다.
손씨는 사고를 내고 그대로 달아났다가 23일 오후 5시 36분께 자신이 일하는 공장 숙소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사고 트럭은 손씨가 일하는 공장에서 앞유리가 심하게 파손된 채 발견됐다.
손씨는 박씨와 10년지기 친구이자, 강씨가 운영하는 노래주점의 단골 손님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평소 강씨가 손씨에게 자주 '남편이 죽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한다"며 "부부가 함께 있다가 여자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사고가 난 것으로 미뤄 강씨가 남편을 유인하고, 손씨가 고의로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강씨와 손씨 등을 상대로 범행을 공모하게 된 경위와 방법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조사를 마치는대로 강씨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