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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지나가기 무섭다" 영등포역 육교 가보니…

입력 2015-12-29 21:51 수정 2015-12-30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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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영등포역 육교에는 계단이 두 개가 있습니다. 기존 계단에 새로운 계단이 또 생긴 건데요. 기존 계단이 낡았다는 이유 말고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노숙자들이 이 계단을 점령했기 때문입니다.

밤거리 치안 현장을, 밀착카메라 안지현 기자가 점검해 봤습니다.

[기자]

서울 영등포역. 달리는 열차 위로 육교가 보입니다.

1970년대에 지어진 이 육교는 현재 보수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영등포동과 문래동을 이어주고 있는데요. 보통 아파트 주민들이 버스를 타거나 시장에 가기 위해서 이 육교를 이용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기존 설치된 계단 외에 보시다시피 최근 새 계단이 생겼습니다.

[박원천/현장소장 : 저쪽에 사용하던 계단은 노숙인들이 많이 있고 하니까 주민들의 의뢰로 설치했죠.]

[오지환/서울 영등포동 : 밤에 여성분들이 다니기에는 위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들더라고요.]

총 8억 원이 투입된 새 계단은 이르면 4일부터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곳은 기존에 설치됐던 계단이 끝나는 곳입니다. 신설된 계단과는 약 80m 정도 떨어진 곳으로 영등포 쪽방촌으로 향하고 있는데요.

주민이 불안감을 느낀다는 이곳의 모습은 어떨지 지금부터 살펴보겠습니다.

계단 앞으로 곧바로 노숙자들이 보입니다.

버스 정류장 쪽으로 향하니, 술 취한 노숙자가 말을 건넵니다.

[노숙자 : 천원짜리 한 장이 없는데, 천원짜리 한 장만 주면 안 될까. 막걸리 하나를 사 먹어야 하는데.]

쪽방촌으로 들어가니, 사람들 사이로 화투장과 돈이 오갑니다.

대낮에도 거리 곳곳에서 누워있거나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느덧 해가 지고, 육교 주변도 어두워집니다.

쪽방촌 안쪽 노숙자들의 술자리는 계속됩니다.

실제로 노숙자로 인한 사고는 많지 않지만, 시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합니다.

[정석호/서울 영등포동 : 일단 노숙자분들이 많고 술 취한 분들 많아가지고, 좀 위험해요. 사람들한테 해코지도 하고요.]

지금 시각은 밤 11시.

밤이 깊어지면서 육교 주변에는 지나가는 사람조차 찾기 어렵습니다. 쪽방촌의 골목에는 가로등이 설치돼 있지만 어두운 상태인데요. 저희 카메라의 조명마저 꺼버리니 더욱 어둡게 보입니다.

경찰 순찰차를 타고 일대를 돌아봤습니다.

어두운 골목을 지나가는 여성 행인은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주인호 경위/영등포경찰서 문래지구대 : 길에 누워 있는 사람들도 있고 (노숙자들이) 모여있고 하기 때문에 그쪽으로 지나다니기 싫은 거죠.]

영등포 쪽방촌 일대 CCTV가 설치된 건 단 두 곳뿐입니다.

같은 시각, 육교 대신 이용할 수 있는 영등포역에는 노숙자들이 자리를 깔고 누워 있습니다.

쪽방촌의 밤거리 치안 문제로 씨름하는 곳은 영등포만이 아닙니다.

종로구 돈의동은 지난 2011년 도보순찰을 강화한 '반딧불 로드'를 지정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주민은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주민/서울 돈의동 : 반딧불? 신고하지 않는 이상은 안 돌아요. 신고해야 오지, 그 이상은 안 돌아요.]

[주민/서울 돈의동 : 무섭죠. 우리 문 닫고 거기 가면 깜깜해요.]

마포구 염리동에는 3년 전 범죄예방 디자인을 적용했습니다.

위치를 쉽게 신고할 수 있도록 노란 가로등에 번호를 매기고, 벽화 뿐 아니라 낮은 담장엔 이를 보완할 조형물도 설치했습니다.

구조 요청을 할 수 있는 지킴이 집도 있습니다.

아래에 보시면 CCTV가 있고요. 바로 밑에는 위급상황 시 신고를 하라며 비상벨도 설치돼 있습니다.

비상벨이 연결된 건 집 주인이지만, 빈집이 많아 응답하지 않는 곳이 많습니다.

[지킴이집 주인 : 집에 없을 때도 있으니깐요.]

밤에는 사이렌 소리가 크게 울리지만, 막상 소리를 듣고 나오는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부실한 대책과 무관심 속에서 이곳을 지나다니는 시민들의 불안감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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