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공군 조종사가 수송기를 한번에 세우려고 신호를 무시하다가 한쪽 날개를 통제탑에 부딪히는 사고가 났습니다. 지난 8월 말의 일인데요, 지금 두달 넘게 수리를 하고 있습니다. 손해가 수억원대라고 하는데, 공군은 다음주 징계위원회에서 조종사들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김혜미 기자입니다.
[기자]
우리 공군의 주력 수송기 중 하나인 CN-235.
지난 8월 26일 오전 11시 반쯤, 비행시설 점검 임무를 마친 수송기 한 대가 성남 서울공항에 착륙했습니다.
조종사 김모 소령은 수송기를 세우기 위해 유도차량을 따라갔고, 서울공항 동쪽 주기장에 진입했습니다.
하지만 주기장 끝에서 수송기가 오른쪽으로 도는 순간, '쿵'소리와 함께 수송기 왼쪽 날개가 통제탑에 부딪혔습니다.
김 소령이 수송기를 한 번에 세우기 위해 유도차량의 신호를 무시하고 크게 회전하면서 날개 끝이 통제탑에 걸린 겁니다.
녹취록을 확인한 결과, 1500시간 넘는 비행 경력을 가진 조종사는 사고가 나자마자 "이건 뭐지?"라면서 크게 당황합니다.
옆에 부조종사가 있었지만 "뭐예요"라고 되물을 뿐 상황을 파악하지 못합니다.
통제탑이 있었던 것도 몰랐는지 "뭐가 있었나?"라고 묻기도 합니다.
이 수송기의 날개는 뒤로 꺾이고 뒤틀려 아직도 수리 중입니다.
도입 당시 이 수송기의 가격은 300억원 안팎.
날개를 전체적으로 손봐야 하고 2달 넘게 운항을 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이 때문에 최소 수억원대 손해가 예상됩니다.
공군은 사고 사실을 인정하고 다음 주 징계위원회를 열어 해당 조종사들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