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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주 꽃보다 야구]손아섭 "기적을 이루고 싶다"

입력 2015-09-26 06:02 수정 2015-09-26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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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손아섭은 2015년이 아직 끝나지 않았으나 '최악의 시즌'이라 했다. 시즌 초반 극심한 타격부진에 시달리던 손아섭은 손목과 어깨 부상까지 겹쳐 지난 6월 2군에 내려갔다. 그의 공백은 누구도 메울 수 없었다. 롯데는 손아섭이 없는 한 달 동안 힘겨운 시즌을 보냈다.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손아섭은 다시 힘차게 방망이를 돌리고 있다. 2할 중반대였던 타율은 고공행진을 하더니 어느새 3할2푼까지 올라왔다.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불방망이로 대신하고 있다. 우여곡절 많은 시즌을 보내고 있는 손아섭을 정순주 베이스볼긱 위원이 만났다.

정순주(이하 정)= "안녕하세요. 손아섭 선수. 올해 103경기에 출장해 타율 0.326·12홈런을 기록했어요.(24일 현재는 타율이 0.319로 내려왔다) 예년과 비교해 부족함 없는 성적인데, 스스로 올해를 평가해주세요."
손아섭(이하 손)= "많이 아쉬운 시즌이었던 것 같아요. 특히나 아파서 경기를 많이 빠졌던 것이 가장 아쉬운 것 같아요."

정= "초번에 부진하다 복귀해서 좋아졌는데, 터닝포인트가 있었나요."
손= "터닝포인트는 딱히 없었어요. 이미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었고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어서 자연스럽게 올라온 것 같아요."

정= "초반 부진의 이유는 무엇일까요."
손= "겨울에 준비를 많이 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 시즌 초반 준비한 부분이 잘 풀리지 않았어요. 내색하지 않았지만, 스스로 많이 당황을 했어요. 그러면서 뭔가 꼬인 것 같아요.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느낌이었어요."

정= "긴 시간 동안 2군에 있었어요. 부상 때문이었죠."
손= "손목이 아파서 2군에서 재활을 했어요. 훈련을 많이 하지는 않았고, 치료에 집중했죠. 치료를 받으면서 '내가 무엇이 잘 안풀렸을까'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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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통산 1000안타에 12개를 남겨두고 있어요. 기록을 의식할 것 같은데."
손= "올 시즌 안에 1000안타를 달성하겠다는 욕심은 있어요. 욕심 때문에 최근 타석에서 마음이 조금 급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하지만 마음을 잘 다스려서 올해 꼭 1000안타를 달성하고 싶어요." (24일까지 996안타를 기록 중이다)

정= "1000안타 외에도 의미있는 여러 기록들이 있어요. 가장 자랑스러운 기록은 무엇인가요."
손="4년 연속 골든글러브 수상이 가장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5년 연속 외야수 골든 글러브는 장효조 선배님께서 보유한 기록인데, 그 기록을 꼭 넘어서고 싶었어요. 하지만 올해는 성적이 좋지 않아서 아쉽지만 어려울 것 같아요."

정="부상 복귀 후 팀 성적이 많이 올라갔어요."
손="팀이 전체적으로 잘 되고 있는거죠. 아무래도 올 시즌 초반은 제가 보탬을 못됐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만회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긴 했어요."

정="손아섭 선수는 콘택트 능력에 일가견이 있기로 유명하잖아요. 자신감을 갖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손="솔직히 남들보다 콘택트 능력이 뛰어나다는 생각을 하지 않아요. 특별하게 훈련을 하는 것도 없고요. 그런데 결과적으로 타율이 높게 나오다보니까,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이야기 해주는 것 같아요. 콘택트 능력은 연습을 많이 한다고 되는 것은 딱히 아닌 것 같아요. 타고 나는 부분도 분명히 있어야해요. 그래서 특별한 연습 보다는 좋은 타격폼을 갖고, 좋은 스윙 괘도를 만들어야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타격폼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하죠."

정="올 시즌 타격폼에 변화가 있었나요."
손="타격폼은 나도 모르게 매년 조금씩 바뀌는 것 같아요. 그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에요. 스탠스와 기본적인 자세는 의도적으로 조금 바꾸기도 했어요. 올해 큰 변화를 준 것은 없는데, 결과적으로는 좀 바뀐 것 같아요. 그래서 이렇게 바뀐 부분들을 체크하고, 작년에 좋았을 때처럼 치려고 하나씩 노력하고 있어요."

정="만족하고 있나요."
손="시즌 초반에 비해 성적이 어느 정도 올라왔지만, 개인적으로 지난해 좋았을 때 보다 부족해요. 스스로 가지고 있는 것을 잃어버려서 고생을 했다고 할까. 이렇게 좋지 않지만, 어느 정도 버티고 있는 것만으로도 스스로 대견해요. 그래도 아직 제 메카니즘이 완전히 나오지 않아서 마음에 들진 않아요."

정="타격에 어느 정도 경지에 올라온 것 같은데. 본인은 그렇게 느껴본 적이 없나요."
손="제 타격폼이 그렇게 좋은 타격 폼은 아니에요. 그래서 기복도 심해요. 경지에 올랐다기 보다는 지금까지 운이 좋아서 성적이 좋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점점 더 좋은 스윙을 찾아가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정="홈런을 치고도 더그아웃에서 스윙 연습을 하던데."
손="홈런을 쳤지만, 나도 모르게 홈런을 때려낸 경우가 있어요. 그럴 때는 내가 어떻게 쳤는지 재확인을 하기 위해서 스윙 연습을 해요. 특히 타격폼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홈런을 쳤을 때, 어떤 과정으로 쳤는지 기억을 해야 다음 타석 때 그 부분을 이어갈 수 있어요. 그래서 그렇게 홈런을 치고도 종종 스윙 연습을 해보고 그래요."

정="손광민 시절로 기억하는데, 2008년 4월에 오승환 선수를 괴롭혀서 볼넷을 얻었었죠."
손="기억하죠. 오승환 선배님은 당시 최고의 마무리 투수였고, 저는 완전 신인이었어요. 그래도 저는 빠른 볼에는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어서 자신있게 상대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마침 볼넷으로 출루하고 저희 팀이 승리해서 주목을 더 많이 받은 것 같아요."


정="당시와 비교해서 가장 달라진 것은 무엇인가요."
손="팀 내 입지가 가장 달라진 것 같아요. 당시에는 어렸고, 대타 위주로 나섰죠. 지금은 한 팀의 주전 우익수로서 조금 더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졌고, 역할도 따라서 커진 것 같아요."

정="데뷔 첫 타석에서 정민태 투수를 상대로 안타를 때려내기도 했어요."
손="당시 타석에서 다리가 부들부들 떨렸어요(웃음). 지금 돌이켜보면, '어떻게 안타를 쳤나'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런 걸 보면 아무래도 저는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웃음). 아무것도 모르고 힘차게 돌렸던게 역전 2루타가 됐죠."

정="방금 언급한 두 가지 중 어느 쪽이 더 기억에 남나요."
손="아무래도 정민태 코치님 상대로 안타를 친 것이 더 기억이 나요. 데뷔 첫 타석이기도 했고 역전 2루타라는 안타를 쳤던 것이라서도 그렇고요."

정="인터뷰에서 '욕심 없는 선수는 프로의 자격이 없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손="우리는 프로 선수잖아요. 하나의 직업인데. '그 안에서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욕심이 없으면 그게 과연 프로 선수로서 자격이 있나'하는 의미였어요. 특별히 다른 뜻은 없었어요."

정="지금도 그 생각은 변화가 없나요."
손="당시는 어리고 패기 넘칠 시기라서 그렇게 이야기 했었어요(웃음). 지금도 생각으 비슷해요. 하지만 그런 최고가 되겠다는 욕망보다는 아프지 않고, 경기에 꾸준히 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정="각오를 밝히면 늘 달성을 해서 '각오왕'이라는 별명이 있어요. 이런 걸 의식한 적은 있나요."
손="각오를 하면 실제 성적을 만들어 내는 것에 어느 정도 연관 관계가 있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목표가 명확하고, 이야기를 하면 달성을 위해 더 노력하게 되죠. 그래서 의도적으로 그런 목표를 이야기 하게 된 것 같아요."

정="그럼 올 시즌 목표는 무엇인가요."
손="팀이 다시 가을야구를 해야 해요. 3년 만인데 올해는 꼭 다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고 싶어요. 개인적은 목표는 앞서 언급한 5년 연속 골든글러브인데, 아무래도 개인적은 목표는 달성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프로에 와서 스스로 약속을 못 지킨 건 처음이라 마음이 좀 아파요. 하지만 이런 실패가 내년 시즌을 더 많은 준비하게 되는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아요."

정="내년 시즌 목표는 설정해 놓은 것이 있나요."
손="아직 특별히 세워둔 것이 없어요. 그런데 올해 아파서 많이 쉬다 보니까, 기록이 떨어지네요. 그래서 내년엔 아프지 않고 경기에 많이 뛰어야겠다고 생각해요."

정="김현수 선수와 비교가 많이 되는데, 내가 이점은 더 낫다고 생각하는 건 무엇인가요."
손="스피드는 제가 더 좋은 것 같아요. 그 외에는 아직 김현수 선수가 저보다 더 좋은 것 같고요. 꾸준함이 부러워요. 꾸준함이라고 설명이 부족한데, 어떤 투수를 만나도 자기 타이밍에 공을 맞출 수 있다는 것이 가장 부러워요."

정="둘 모두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기사가 나오고 있어요."
손="김현수 선수는 나름의 생각이 있을 거에요. 저는 성공을 하든 실패를 하든 중요치 않아요. 더 넓은 세상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어렸을 때부터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기회가 온다면 무조건 가고 싶어요."

정="강정호 선수와 절친인데, 요즘도 연락을 하나요."
손="많이 하지는 못하지만, 종종 연락해요. 올해 매우 잘해서 기가 많이 살아있던데, 제가 지금 많이 받아 주고 있어요(웃음). 그래서 조만간 못할 때가 오면 그동안 쌓인 것들로 막 놀려야죠." (인터뷰는 강정호가 부상당하기 전날 진행됐다) 아시안게임에서 룸메이트를 하면서 더 친해졌어요. 우승을 확정짓고 신나게 있는데 마운드 쪽으로 오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있는 곳으로 막 달려갔죠(웃음)."

정="곧 프리미어12 대회가 열리는데. 예비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어요."
손="국가대표는 늘 뽑히명 영광이고, 가고 싶은 자리에요. 하지만 올해 성적이 다른 외야수와 비교해 많이 떨어지는 편이라서 갈 수 있을지 잘 모르겠어요."

정="양손잡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지금은 어느 손을 더 선호하나요."
손="둘 다 쓰는데. 밥을 먹을 땐 왼손, 글을 쓸 때는 오른손을 사용해요(웃음)." 투수를 했지만, 키가 작아서 힘들었어요. 체형이 타자에 좀 더 잘 맞더라고요. 그래서 고등학교 시절부터 타자에 집중했죠."

정="추성훈 선수를 닮았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누가 더 낫다고 보나요."
손="머리가 짧았을 때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각자의 매력이 있는 거 아닐까요. 이상형은 각자 다르니까(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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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결혼은 언제쯤 하고 싶나요."
손="결혼 생각이 없진 않지만, 아직은 운동에 전념하고 싶어요. 그래서 결혼은 30살 이후에 하고 싶어요."

정="마지막으로 팬 여러분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손="시즌이 이제 막바지에 접어들었습니다. 남은 경기에 많이 찾아와주시고, 응원해주세요. 저희 팀이 기적을 한번 이루어 보겠습니다."

정리=유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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