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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직장인 평균 월급 264만원…평균치 맞나?

입력 2015-09-07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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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국정감사 시즌에 들어갑니다. 분야별로 벌써부터 자료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이런 자료들이 큰 화제가 되기도 하지만 과연 그게 사실일까 의문을 품게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지난해 국감 때도 저희 팩트체크에서 여러 자료를 분석해서 전해 드렸는데 이번 국감 역시 하나하나 좀 잘 따져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7일)은 임금 생활자 여러분, 봉급쟁이 여러분들의 봉급에 대한 문제입니다. 연봉과 관련된 자료가 화제가 되고 있더군요, 김필규 기자?

[기자]

네, 그렇습니다.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새정치연합 윤호중 의원이 공개한 자료인데, 납세자연맹과 지난해 연말정산 자료를 분석해봤더니 우리나라 월급쟁이의 평균 연봉이 3172만 원, 월급으로 따지면 264만 원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자 인터넷과 SNS에서는 '200만원 넘게 받는 사람이 그렇게 많냐' '나는 평균 이하의 사람이구나' '학창시절 반 평균 올리는 사람이었는데 이젠 평균 깎아 먹는 사람이 됐다.' 등등 자조적인 반응이 게시판을 가득 채웠습니다.

[앵커]

'내 봉급이 이 정도면 그래도 평균은 되는 줄 알았는데 평균도 안 되다니'라는 얘기들이 아마 주된 내용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박탈감을 느낀다, 이런 반응들이 많은 것 같군요?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숫자를 믿을 수 없겠다라는 반응도 있었는데요. 확인 결과 수치는 틀리지 않았습니다.

이 부분 따져보기 위해 얀 펜이라는 네덜란드 경제학자가 '소득분배'라는 저서에서 분석한 내용, 잠깐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른바 '난쟁이 행렬'이라고 해서 영국에서 소득이 있는 모든 사람을 거리에 나오게 해 한 시간 동안 가장행렬을 했는데, 소득에 따라 키를 정해 작은 순서대로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땅바닥에 거의 붙어서 가는 사람들이 행진을 하다가 30분이 지나서야 1m가 조금 넘는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그런데 40분이 지나서는 2m 넘는 사람들이 갑자기 나타나더니 급기야는 15m, 20m, 끝나기 직전엔 수십m에 이르는 거인들이 지나가게 된다는 겁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이렇게 대부분이 아주 작은 사람들이어서 '난쟁이 행렬'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된 거죠.

[앵커]

그러니까 이게 1시간이라는 것이 중요한데. 1시간의 가운데는 30분이고요. 저기 그림 상에 보면 30분에 있는 사람들이 지금 1m로 나오지 않습니까? 이 그림만 놓고 보자면 금방 와 닿는데. 워낙 이쪽 거인들이 평균치를 다 높여놓은 상황이 되는 거군요, 그러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에 나온 자료를 바탕으로도 우리 근로소득자들의 가장행렬을 한번 해봤는데요.

평균 키가 170㎝라고 하면 처음 출발하는 사람들은 연 소득 186만 원, 그러니까 월 15만 원 정도 수입으로, 신장으로 따지면 10㎝ 정도 되는 셈입니다.

그러다 한 30분쯤에는 1m 정도의 사람들이 지나가다가, 월평균 264만 원의 평균 소득자는 40분 이후에나 등장합니다.

[앵커]

그거 역시 여기 엄청난 거인들이 끌어올려 놓은 거잖아요?

[기자]

맞습니다. 그리고 나선 2m 넘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막바지에는 연봉 1억 원에서 20억 원, 키로 따지면 100m가 넘는 사람들까지 불쑥 나타나게 되는 거죠. 그러니 월급 264만 원이 평균이라고 해도 그 앞에는 상당수의 사람들이 위치하게 되는 겁니다.

[앵커]

그러면 월 264만 원이 대략 한 40분 정도에 등장한다고 했잖아요. 그러면 시간상 1시간이니까 딱 가운데, 그러니까 그림 상의 평균치 30분에 지나간 사람은 얼마가 나왔습니까?

[기자]

그걸 경제학적인 용어에서는, 정말 모든 근로자를 한 줄로 세웠을 때 정확하게 가운데 있는 사람, 이 사람을 중위소득이라고 하는데 이번 조사 결과에서 보면 191만원 정도 월급을 받는 사람이 바로 여기에 해당됩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또 우리 사회 전체에서 딱 중간에 있는 노동자가 모두 한달에 191만 원을 번다고 볼 수 있느냐, 그건 아니라는 전문가의 이야기였는데 직접 들어보시죠.

[김선택 회장/한국납세자연맹 : 이번 조사는 (2014년에) 귀속 연말정산 검증했던 1,600만 명 정도의 근로소득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겁니다. 시간제 근로자나 비정규직 노동자 중의 상당수가 연말정산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이번 통계에서 제외됐습니다. 연봉이 낮은 비정규직의 상당수가 제외되었기 때문에 중간값이나 평균값은 높게 나온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실제 모든 노동자들의 중위소득은 그림 상 나와 있는 월 191만 원보다도 더 낮아질 수 있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오늘 발표된 이런 자료에서 평균이 얼마냐 보다 더 중요하게 봐야 하는 게 평균소득과 중위소득의 격차가 어느 정도냐 하는 부분인데요.

지난 10년간 통계청 자료를 보면 평균소득은 이만큼 올라간 반면, 중위소득은 그만큼 오르지 못해 둘 사이의 격차가 커지고 있는 모습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앵커]

오늘 팩트체크에서 내내 얘기한 내용, 그거 그냥 간단하게 얘기하면 소득격차가 그만큼 커졌다, 이렇게밖에 표현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기자]

네, 맞습니다. 또 이 부분 보면서 그렇게 해석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아직은 그렇게까지 보기는 힘들다라는 의견도 있기는 한데요.

하지만 최근 조세재정연구원이 각 나라별로 상위 10%가 전체 소득의 얼마를 차지하는지 비교해봤더니, 영국과 프랑스 등에선 이 수치가 지금 줄고 있는데 한국은 42%에서 45%로 오히려 증가추세였습니다.

한국의 소득불균형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지적도 계속 나오고 있는데, 이런 가장행렬이 계속 이어지는 한, 이런 기사 나올 때마다 많은 분들이 느끼는 박탈감도 커질 수밖에 없을 겁니다.

[앵커]

많은 분들이 나의 위치는 어디인가를 지금 굉장히 따져보고 계실 것 같습니다. 김필규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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