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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럽고, 더럽고…여름철 인도 점령한 '야외 테이블'

입력 2015-07-21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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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더운 여름밤 야외에 앉아서 맥주 한잔 많이들 좋아하실겁니다. 하지만 도로위 테이블에서라면 불법인데요, 통행을 막고, 또 소음도 상당하고 그 실태를 밀착카메라로 취재했습니다.

고석승 기자입니다.


[기자]

여름밤 시원한 맥주 한 잔, 하루종일 받은 스트레스가 단번에 날아갑니다.

선선한 바람과 맛있는 안주가 분위기를 더욱 돋웁니다.

서울 을지로의 일명 노가리 골목입니다.

더운 여름날 가족들이나 직장 동료들과 시원하게 맥주 한 잔 할 수 있는 곳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문제는 이렇게 도로 위에 무단으로 테이블을 깔고 영업하는 게 엄연히 불법이라는 겁니다.

차도나 인도 위에 테이블을 설치하는 건 도로법상 불법 점유물에 해당하지만 매년 여름 많은 식당과 편의점이 야외 테이블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늦은 밤 서울의 한 유흥가, 식당과 술집들이 예외 없이 도로에 간이 테이블을 깔아놨습니다.

테이블마다 술자리가 한창입니다.

[음식점 손님 : 더우니까 집에서보다는 밖에서 술을 마시면 바람도 선선하게 불고 좋죠.]

분위기가 점점 무르익자 이곳저곳에서 언성이 높아집니다.

[(나한테 왜 그렇게 화를 내냐?) 정신 못 차리니까.]

덩달아 담배꽁초와 쓰레기도 수북이 쌓여갑니다.

주변 주민들은 불편을 호소합니다.

[인근 주민 : 문 열고 못 자요. 문 열면 시끄러워서요. 문제가 많아요. 내가 112에 신고한 적도 있어요.]

대학가는 특히 상황이 더 심각합니다.

학생들과 주민들이 거주하는 주택가와 유흥가가 뒤엉켜 있는 곳이 많기 때문입니다.

[인근 주민 : 잘 때는 새벽 2시까지는 시끄러우니까 그때까지는 불편하죠. 방음 스티커 같은 것을 붙여 놓긴 했는데 (소용없어요.)]

인근의 또 다른 골목.

사람들이 지나다녀야 할 인도를 간이 테이블이 점령하고 있습니다.

정작 행인들은 테이블 때문에 불편하게 걸어 다닙니다.

[김기현/서울 응봉동 : 길이 쭉 이어져 있는 게 아니고 테이블 때문에 끊겨 있으니까요. 걸어 다닐 때도 불편하죠.]

이렇게 도로 위에서 무단으로 테이블을 깔고 영업하는 건 모두 과태료 부과 대상입니다.

하지만 과태료도 10만 원밖에 되지 않는 데다 단속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형편이라 대부분 이렇게 불법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구청의 단속 현장을 따라가 봤습니다.

[민원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주민들의) 통행에 불편이 있다고요. 지금 빨리 치울 수 있습니까?]

단속반원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테이블을 치워버립니다.

다른 곳들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테이블에 앉아 있는 손님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테이블을 구석으로 치웁니다.

단속이 끝난 뒤 해당 편의점들을 다시 찾았습니다.

불과 몇 시간 전, 구청의 단속으로 테이블을 모두 치웠던 편의점 앞입니다.

그런데 지금 보시는 것처럼 다시 테이블을 꺼내서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성종현 계장/서울 동대문구청 건설관리과 : 4명이 전 지역을 단속하다 보니 단속하는 데 한계가 있고 단속반이 이동하면 다시 와서 탁자를 펴놓고 영업을 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조금 힘듭니다.]

업주들도 할 말은 있습니다.

[편의점 업주 : (파라솔 테이블을 꺼내 놓고, 안 꺼내 놓고 매출 차이가 있나요?) 그렇죠. 차이가 많이 나죠. 우리가 안 깔아놔도 손님들이 다 깔아요.

[편의점 업주 : (구청이) 장사하는 데 도움은 주지 못할망정 이래서 되겠어요?]

새벽 한 시가 넘어서면서 밤늦게까지 시끄러웠던 거리도 어느 정도 조용해졌습니다.

매년 여름 반복되는 야외 테이블 영업.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또는 무더위를 피하기 위해 즐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 즐거움이 누군가에겐 불편이 될 수 있다는 사실. 잊지 말아야 할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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