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살고 있는 아파트 베란다에 야생의 육식성 조류, 그것도 천연기념물이 둥지를 튼다면 어떨까요? 보통 시골 개울가나 높은 벼랑에 둥지를 트는 황조롱이가 요즘 심심치 않게 도심의 아파트에서 번식을 하고 있습니다.
김상진 기자입니다.
[기자]
아파트 지붕 위에 앉아있던 새 한 마리가 맞은편 13층 베란다로 쏜살같이 날아갑니다.
인기척을 느낀 어미 새가 부화한 지 얼마 안 된 아기 새 6마리를 지키기 위해섭니다.
황조롱이 가족이 아파트 베란다에 둥지를 튼 지 벌써 40일이 지났습니다.
[김무결/고양 능곡고 1학년 : 알에서 부화해 커가는 과정이 되게 신기했고, 언제 다 커서 날아갈지 궁금해졌어요.]
보통 여섯 달이면 다 자라는데, 몸길이가 30cm 정도로 맹금류 중에서 가장 작습니다.
주로 인근 논에서 쥐를 사냥하지만, 집주인이 주는 먹이도 곧잘 먹습니다.
최근 이처럼 도심에서 황조롱이가 발견되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텃새인 황조롱이의 서식지가 점차 도시로 바뀌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분석합니다.
[윤무부 명예교수/경희대 생물학과 : 일본도 큰부리까마귀가 시골에 많다가 거의 80년 사이에 도시로 다 왔어요. 사람 따라 이주한 거예요. 농사를 안 지으니까.]
하지만 야생의 보금자리와 달리 아파트에 튼 둥지를 1년 뒤 다시 찾는 경우는 매우 드문 것으로 보고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