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주 JTBC는 백령도 일선 해병 부대의 근무기강 해이 의혹을 단독보도한 바 있습니다. 보도에서 언급된 여군은 보도 직후 성추행 피해를 당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이 부인하는 자리는 해당 부대가 마련해줬던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런 주장도 저희는 따로 보도해 드렸습니다. 어디까지나 여군이 피해자라면 더 이상의 피해를 입어서는 안 된다 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여군의 부인에도 저희가 이 사안을 후속 보도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 부대에서 근무했던 또 다른 여군으로부터, 부대장의 성희롱과 술자리 강요 의혹을 뒷받침하는 증언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어렵게 용기를 냈다는 이 여군의 육성 증언부터 들어보시겠습니다.
이주찬 기자입니다.
[기자]
백령도 해병 부대에서 근무했던 여군 A씨는 그동안 힘겨웠던 부대생활을 하나하나 토로했습니다.
먼저, 해당 부대장이 자신을 포함한 여군들에게 여러차례 밤 늦게 전화를 걸어 술자리에 올 것을 강요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여군/음성변조 : 밤늦게 여군에게 전화해서…야, 우리 관사로 술 먹으러 와, 이러고… 저 몸이 아파서 좀 쉬겠습니다라고 말하면, 내일 출근해서 자. 쉬어. 내일 출근 늦게 해. (관사로) 올 때까지 전화 와요.]
술자리에서는 수치심을 느낀 행동과 발언도 했다고 밝혔습니다.
[여군/음성변조 : 너 머리 안 감았지? 이러면서 머리도 한번 만지시고…만약에 남자친구가 면회를 왔다 그러면, 좋은 시간 보냈어? 뭐했어?]
여군을 비하하는 듯한 발언도 있었다고 합니다.
[여군/음성변조 : (부대장이) 술은 여자가 따라야지 맛있어, 술자리에는 여자가 있어야 돼 (그러면서도) 전투부대에 (여군이) 왜 있는지 모르겠어.]
이 여군은 지난해 여군 간담회 자리에서 부대장이 허벅지에 손을 올려놓는 일도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한번이어서 그냥 넘어갔지만, 여군들에게 이런 행동은 문제가 된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군/음성변조 : 이렇게 넘어가면 몇년 조용히 있다가 혹시 (진급해서) XX되면 또 그렇게 괴롭히거나, 아니면 여군이랑은 상종도 안 한다, 이런 식으로 나오니까 그거에 관해선 확실히 처벌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