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호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는 16일 5·16쿠데타에 대한 역사인식에 대해 "국가안보를 강화한 역사적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상식적으로 교과서에 기록된 5·16쿠데타를 잘 모르겠다고 답하는 건 솔직하지 않다"는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의 지적에 대해 "저는 역사적인 사건을 국가안보에 기여했느냐, 안 했느냐의 관점에서 보는 습관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 같은 답변은) 사사로운 생각"이란 박 의원의 지적에 "연구하겠다"고 답한 뒤, 박 의원이 "교과서를 무시하나"라고 거듭 추궁하자 "죄송하다. (역사를) 부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육사생도 당시 5·16쿠데타 지지 행진에 참석했던 이력에 대해서는 "그 때는 특별한 생각이 없었다"며 "그냥 나오라니까 나갔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 후보자는 '5·16은 쿠데타인가'라는 같은 당 김광진 의원의 질의에 대해 "그 부분에 대해서 제 인식을 말씀드려도 되겠나"라고 답한 뒤 '내게 준 자료에 쿠데타란 단어는 끝내 기입하지 않고 5·16이라고 썼다'는 지적에 "5·16을 규정하는 용어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즉답을 피했다.
그는 '후보자의 생각을 물어보는 것'이란 김 의원의 거듭된 추궁에도 "저는 나름대로 그 부분에 대한 제 인식이 있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17대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외교정책 자문단으로 활동하고 18대 대선에서는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를 비난하는 내용을 기고한 이력과 관련해 정치적 인물이란 지적에는 "저는 안보를 강조해왔다"며 "그것이 정치적으로는 이념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18대 대선 당시 국정원의 조직적 선거개입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내용을 기고한 데 대해 "당시 저는 국정원 직원이 조직적으로 선거에 개입한다는 것이 참 무섭다고 생각했다"며 "사사로운 의견을 개진한 부분이 좀 사려 깊지 못했다는 점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각은 발전하고 진화하고 깨닫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제가 개인 자격으로 의견을 표출한 것과 공인으로서 생각한 것은 전혀 다르다"고 해명했다.
이 후보자는 이병기 전 국정원장의 청와대 비서실장 임명에 대해 "이병기 실장과는 개인적인 친분 관계가 있다"며 "제가 말씀드리기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선거개입 혐의로 법정 구속 중인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해서도 "아직도 대법원에서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일 것"이라며 "국정원장 후보자로서 아직도 대법원에 계류 중인 상황에 대해서 의견을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고 즉답을 피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