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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 마" 구제역에 쓸쓸한 설…곳곳 '출입금지' 표지판

입력 2015-02-18 20:33 수정 2015-02-18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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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설날을 앞두고 반가운 친지들로 북적여야 할 텐데, 적막감만 흐르는 곳이 있습니다.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는 축산농가들인데요.

정진규 기자가 찾아가 봤습니다.

[기자]

충북 청주에서 돼지 4천여마리를 기르고 있는 이영숙 씨.

이 씨는 올해 친지들과 함께하는 설 명절을 보내는 걸 포기했습니다.

지난달 말, 이 농장 돼지 6마리가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차례상 준비는커녕, 수시로 농장 안팎을 소독하기도 벅찹니다.

[이영숙/충북 청주시 내수읍 : 부모님 찾아뵙고 하는 것도 못하니까, 그냥 쓸쓸하고…]

구제역이 발생한 인근의 양돈단지 역시 사정은 비슷합니다.

이렇게 문을 굳게 잠그고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습니다.

마을엔 적막감이 맴돌고, 곳곳엔 출입금지 표지판과 방역 초소가 들어섰습니다.

[구제역 발생 돼지농장주 : 머리가 아파요, 머리가 아파. 설도 싫어. (자식들에게도) 오지 말라고 그랬죠.]

오늘(18일)도 충북 충주의 한 돼지농장에서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곳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구제역과 AI가 발생한 지역에서는 외지로 나간 가족들의 귀성을 말려 쓸쓸한 명절을 보내는 농가가 적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렇다 보니 충청남도는 고향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인터넷 성묘 서비스까지 시행했습니다.

지난해 12월 충북 진천에서 시작된 구제역은 현재까지 99개 농장으로 확산돼 9만4000여 마리의 소와 돼지가 살처분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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