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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 학교 앞 '포크레인 삽질'…아이들이 위험하다

입력 2015-02-04 21:31 수정 2015-02-04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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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학교 안전 문제는 지난해 우리 사회에 많은 고민거리를 남겼습니다. JTBC는 올해도 이 사안을 계속 취재하고 개선 방향을 제시하겠습니다. 오늘(19일)은 초등학교 앞 대규모 공사 얘기입니다. 이게 도대체 학교 앞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인데요.

먼저 현장의 실태를 임진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남양주의 한 초등학교 주변에 온통 플래카드가 걸렸습니다.

학교 앞산을 살려달라거나, 개발을 막아달라는 내용입니다.

교무실에서 손 닿을 듯한 거리에 벌써 공사는 진행 중입니다.

[김탄이/교사 : 저희가 시끄러워서 많이 민원을 넣고 했었거든요. 수업 시간에 막 포크레인 움직이고 해서.]

학교 건물과 공사 예정지 사이의 좁은 도로가 통학로입니다.

[김탄이/교사 : 언덕이 심해서 내려오는 속도가 있잖아요. 잘못하면 학교로 바로 들어오게 되는데 상당히 위험하거든요. 여기에 길이 났다는 것 자체가.]

교사들은 공사가 시작된 뒤에나 관련 안내 공문이 왔다고 말합니다.

아이들의 안전이나 수업 방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시간도 없었습니다.

시청과 시교육청에 문제 제기를 했지만 전혀 소용이 없었습니다.

한때 학생 숫자가 10명도 안 돼 폐교 위기에 몰렸던 학교였습니다.

주변 산과 앞에 작은 개울을 보고 모여든 학부모들로 올해 학생 수는 96명에 달합니다.

하지만 학교의 자랑인 푸른 숲은 해마다 크게 줄고 있습니다.

[이혜순/교사 : 처음에 왔을 때는 공장이 몇 개밖에 없었어요. 근데 어느 순간에 3~4년 동안 주변이 온통 다 공장이 된 거예요.]

10년 사이 학교 주변 숲은 사라졌고 하나 남은 뒷산도 곧 없어질 위기에 처한 겁니다.

[김강수/교사 : 아무리 학교가 좋고 교육 과정이 괜찮아도 뒤에 공장으로 꽁꽁 둘러싸인 그런 학교를 누가 보내겠어요.]

하지만 해당 시청에선 절차에 하자가 없다고 말합니다.

[남양주시청 관계자 : 우리한테 신청된 부분은 1종 근생(근린생활시설)으로 들어오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그거(규제)에 해당되지 않고.]

학부모들은 학교 바로 앞 공사 진입로만이라도 다른 쪽으로 돌려달라고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습니다.

[김성혜/학부모 : 무조건적으로 저희가 사유권을 침해하고 우기겠다는 게 아니라 어쨌든 같이 살아가야 되니까 그 부분(도로)을 저희가 그렇게 얘기를 했는데.]

경기도의 다른 초등학교입니다.

이곳의 학부모들은 지난해 여름 집단 등교 거부 운동을 벌였습니다.

학교 바로 앞에 들어설 480여 세대의 아파트 건설 공사 때문입니다.

[송경심/학부모 : 이 토사를 들어내야 된다고 생각해 보세요. (여기 바로 앞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다는 건가요?) 네.]

당초 허가 조건과 다르게 공사 차량이 학교 앞 통학로를 지나도록 바꿨다고 주민들은 말합니다.

[송경심/학부모 : 공사 안내까지 다 붙여놓고 착공이 난 것처럼 이미. 학부모들은 안전 협의도 없이 공사를 진행하니까 되게 불안해하고.]

공사 승인을 취소해 달라는 행정심판까지 청구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학교 주위에는 이미 지난해부터 각종 건설 공사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신혜성/학부모 : 저것도 올해(2014년) 들어선 거고요. 학부모들이 모르고 있었거든요 그러다가 알게 돼서. 아이들이 다닐 때도 공사 차량이 먼저 지나가요.]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런 민원을 해소할 방법은 마땅치 않습니다.

[김운봉/용인시의원 : 어차피 기업도 이익 창출을 위해서 이리로 내려와서 하겠다고 하는데 시민들이 '무조건 하지 말아라' 이것도 법은 아닌 것 같아요.]

최근 들어 학교 앞 사유지에서 벌어지는 대규모 공사로 인해 각종 민원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경기도에선 2010년 이후 학교 주변 민원 사례가 집중적으로 늘었습니다.

[박평수/환경시민단체 관계자 : 아파트형 공장이 들어서면서 조망권, 소음 진동, 미세먼지에 대한 민원이. 바로 옆에 대규모 골프연습장이 들어서면서…]

[이희정 교수/서울시립대 건축공학과 : (전에는) 어떻게 하면 돈 더 벌고 잘 사느냐가 중요한 가치였다면 사회가 안정기에 접어들다 보니 그 부분에 대한 사람들 인식이 바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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