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명박 전 대통령은 4대강 사업을 자랑하면서 자전거 도로를 만들어 국민의 삶의 질을 높였다고 했습니다. 회고록 맨 마지막에는 자전거를 타고 전국 곳곳을 돌아보겠다는 계획을 적기도 했습니다. 그 자전거길을 내는데 이명박 정부는 2천500억원을 쏟아부었습니다. 또 보수비용에도 해마다 큰 돈이 들어가고 있지만 정작 이용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박영우 기자입니다.
[기자]
이 전 대통령이 북한강에서 자전거를 타는 모습입니다.
지난 2013년 10월 이 전 대통령의 사진이 SNS에 올라왔습니다.
정말 시원하고 좋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회고록 4대강 파트의 첫머리에도 자전거를 타는 모습이 실렸습니다.
하지만 취재팀이 돌아본 현실은 사진과 많이 달랐습니다.
금강 백제보 옆 자전거길입니다.
주말인데 자전거를 타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국토부는 지난해 금강 자전거 도로 이용객이 하루 평균 21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한 시간 동안 자전거를 타는 사람을 세어보았는데 단 한 명뿐입니다.
[김영미 의원/공주시 : 지금 이용객이 계속 줄고 있고, 이용객도 없는데 유지 관리비가 많이 들어가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보입니다.]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대구 달성군의 자전거도로는 지난해 여름 폭우로 자전거 길이 무너졌습니다.
급하게 건설된 탓인지 전국 곳곳의 자전거 도로가 지금도 보수 중입니다.
[백재호 위원/대구환경연합 : 물이 찰 때마다 제방이 무너지면 보수공사를 하고요. 보도블록을 매년 새로 까는 것처럼, 사회의 마이너스 비용이잖아요.]
해마다 60억원 이상이 전국 자전거길 관리비로 들어갑니다.
이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국민의 여가 생활을 풍요롭게 만들겠다며 자전거 길을 조성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수천억짜리 자전거길에 사람은 안 오고 매년 수십억씩 보수 비용만 나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