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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엄용훈 "영화흥행, 수요가 아니라 공급이 주도"

입력 2015-01-15 21:57 수정 2016-03-04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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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갑을문제, 우리 영화계에도 있습니다. 어떤 얘기인지 글쎄요, 아실까요. 저희가 이 시간에 지난번에 김혜자 씨를 초대해서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이라는 영화를 개봉을 앞두고 소개를 해 드렸죠. 실상을 보면 이 영화는 거의 지금 극장에서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관객들은 본 분들은 아주 좋은 영화다, 잘 만들었다, 이렇게 얘기를 하시는데 왜 이렇게 영화를 찾아볼 수 없을까요. 여기에도 어찌 보면 영화계의 갑을이 있습니다.

오늘(15일) 한 분을 모셨는데요. 바로 그 영화를 제작한 엄용훈 대표. 그런데 이분은 어제 물러나셨습니다. 이게 흥행이 안 되니까 내가 책임진다 그러고 물러나셨는데 이분을 통해서 영화계 갑을 얘기를 잠깐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엄용훈 전 대표/리틀빅픽쳐스·'개를 훔치는…' 제작배급 : 네, 안녕하십니까?]

[앵커]

원래 오늘 안 나오신다고 해서 그것도 굉장히 고민 끝에 안 나오신다고 해서 그런 줄 알고 있었는데 저희가 8시 방송 직전에 연락받기를 그래도 나가겠다, 이런 말씀을 하셔서 이렇게 또 모시게 됐습니다. 왜 이렇게 고민을 많이 하셨습니까?

[엄용훈 전 대표/리틀빅픽쳐스·'개를 훔치는…' 제작배급 : 회사 입장이나 또 저 개인의 입장 또 영화로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제 판단이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 정확히 판단이 되지 않고 해서 고민을 좀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앵커]

그래도 말씀을 하시는 게 좋겠다 해서 이렇게 판단하셔서 나오신 모양이군요. 지금 몇 개관에서 상영이 됩니까?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엄용훈 전 대표/리틀빅픽쳐스·'개를 훔치는…' 제작배급 : 현재는 전국에서 10여 개 정도 남아 있는 걸로 보고를 받았습니다.]

[앵커]

10여 개요. 그럼 거의 없다고 봐야 되겠군요.

[엄용훈 전 대표/리틀빅픽쳐스·'개를 훔치는…' 제작배급 : 네, 맞습니다.]

[앵커]

이게 지금 가족영화인데 지난번에 김혜자 선생님도 나와서 재미있게 말씀하시고 가셨는데 이렇게 되니까 모셨던 저희도 참 난감하고 가족영화인데 가족이 볼 수 없는 시간에 그나마 또 배정이 됐다면서요.

[엄용훈 전 대표/리틀빅픽쳐스·'개를 훔치는…' 제작배급 : 어떻게 보면 개봉의 가장 큰 문제점이 가족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조조시간대나 심야시간대에 많이 배정돼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앵커]

왜 그랬다고 보십니까? 그러니까 영화를 잘못 만들어서? 재미가 없어서? 어떻게 봐야 됩니까?

[엄용훈 전 대표/리틀빅픽쳐스·'개를 훔치는…' 제작배급 : 기본적으로 지금 이 시기가 한국영화 상영기간 중에 가장 영화가 많이 몰리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또 공교롭게도 대기업에서 배급하는 그런 자사 영화들도 또 공교롭게 많이 몰려 있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그런 것 때문에 극장에서 프로그램팀이 상영하는 영화를 배정하는 데 무척 어려운 점은 있으리라고 생각이 됩니다. 하지만 그래도 그 영화의 특성, 그 영화의 반응 이런 것들을 고려해서 적어도 관객이 볼 수 있는 시간대에 배정하는 것. 그리고 그러한 양을 배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제가 몇 년 전에 다른 방송사에서 100분토론을 진행할 때 김기덕 감독이 나와서 얘기하고 얘기의 맥이 같습니다. 그러니까 그 당시 김기덕 감독은 그래서 국내 상영 이제 안 하겠다라고까지 선언을 하기도 했었는데, 제가 기억하기에. 다시 말하면 큰 대기업이 극장도 갖고 제작도 하고 그 경우에 자신들이 만든 영화를 계속 미느라고 사실은 거의 극장은 독과점 돼 있는 상태인데 그 극장에는 자신들이 만든 영화만 계속 민단 말이죠. 그러다 보면 예를 들어 독립영화라든가 아니면 또 대기업이 투자하지 않은 영화는 설자리가 없는, 지금도 그러나 상황 아닌가요, 솔직히 말씀하자면?

[엄용훈 전 대표/리틀빅픽쳐스·'개를 훔치는…' 제작배급 : 네, 맞습니다. 그리고 극장의 입장에서 본다면 가장 그들이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극장이 늘 꽉 차는 모습. 그걸 보는 거겠죠. 그렇지만 꽉꽉 차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영화를 수요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공급이 선택을 하는 상황이 온다면 그것은 문제가 있다라는 겁니다.]

[앵커]

수요가, 즉 관객들이 원해서 그 영화가 꽉 차는 것이 아니라 공급자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공급을 하고 관객은 어쩔 수 없이 그걸 봐야 되는 상황.

[엄용훈 전 대표/리틀빅픽쳐스·'개를 훔치는…' 제작배급 : 그렇죠. 공급의 양에 의해서 관객들이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그건 정말 객관적으로 영화를 판단하고 그러한 선호도에 의해서 극장의 수를, 개봉관의 수를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보는 거죠.]

[앵커]

그렇겠죠. 관객 입장에서 극장을 갔는데 거의 대부분의 스크린이 특정 영화로 차 있고 내가 보려는 영화는 새벽이나 밤중에 있으면 그건 거꾸로 되는 것이다, 즉 관객의 선택에 의한 것은 아니다. 그런 주장이신 것 같은데요.

[엄용훈 전 대표/리틀빅픽쳐스·'개를 훔치는…' 제작배급 : 맞습니다. 간판을 채소가게라고 붙이고 배추만 팔고 있다면 그건 채소가게가 아니라 배추가게죠.]

[앵커]

그런데 그걸 거꾸로 생각해 보면 극장주 입장에서 물론 그런 면도 있겠지만 이렇게 걸어놨더니 손님이 많이 오더라. 이게 훨씬 더 오락성이 강하다 한다면 그게 시장논리에서 간 측면, 다시 말하면 투자는 좀 적게 되고 질은 높더라도 그게 오락성, 즉 대중성이 떨어지면 불리한 반론하지 않을까요, 극장주들 입장에서는.

[엄용훈 전 대표/리틀빅픽쳐스·'개를 훔치는…' 제작배급 : 극장 입장에서 영화를 배정하는 데 있어서 근거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그 영화를 보고싶어하는 의지를 표현하는 예매율과 그리고 실제로 관객이 들어오는 관객들의 좌석 점유율입니다. 이 예매율과 좌석점유율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그런 공정한 룰만 적용해 준다면 그 판정에 의해서 승복하지 못할 사람은 없을 겁니다. 그런데 어떤 영화는 예매율을 오픈해 주는 시기가 빠르거나 또는 어떤 영화는 예매율을 오픈해 주는 시기가 거의 개봉일에 임박한다거나 한다면 관객들은 영화를 개봉하는 정보가 매우 정확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래도 일찍 예매가 오픈된 영화의 예매율은 당연히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 영화가 재미있구나라고 생각을 하겠죠. 그리고 극장에 가서도 한 10개의 스크린 중에서 많은 스크린에 걸려 있는 영화가 저게 재미있으니까 영화가 재미있어서 상영관이 많겠지라고 생각을 하겠죠.]

[앵커]

다시 말하면 큰 자본을 가진 기업이 콘텐츠와 그것을 전달할 수 있는 극장까지 다 장악한 상태에서 관객의 생각을 좌우할 수도 있다.

[엄용훈 전 대표/리틀빅픽쳐스·'개를 훔치는…' 제작배급 : 네, 맞습니다.]

[앵커]

예매까지는 저도 생각을 못 했습니다.

[엄용훈 전 대표/리틀빅픽쳐스·'개를 훔치는…' 제작배급 : 예매, 우리 영화를 보는 관객분들이 영화를 판단하는 데 있어서 아주 중요한 정보가 예매율입니다. 그건 그만큼 선호도가 높기 때문에 예매를 많이 하겠다라고 판단을 하기 때문에 그렇죠.]

[앵커]

그렇겠죠.

[엄용훈 전 대표/리틀빅픽쳐스·'개를 훔치는…' 제작배급 : 그죠.]

[앵커]

그런 부분에서 제작하신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완벽하게 밀린 상황이 돼 버렸네요.

[엄용훈 전 대표/리틀빅픽쳐스·'개를 훔치는…' 제작배급 : 사실 초반부터 예매 오픈시기가 다른 영화에 비해서 늦었던 것도 사실이고요. 또 앞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개봉하는 시간 대가 조조이거나 심야이다 보니까 당연히 아이들 데리고 봐야 되는데 아이들의 수면권을 해쳐가면서 그 시간에 볼 수는 없을 테고 전체 오픈된 좌석 비율에 비해서 그것들이 많이 공석으로 남으니까 실질적인 예매율은 좌석점유율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거죠.]

[앵커]

아무튼 상황이 이렇게 되니까 관객들을 중심으로 해서 상영관 확대서명운동이 벌어질 정도니까 그리고 또 유명 연예인들이 자비로 대관을 해서 영화를 보여주는 그런 경우도 있다면서요, 이 영화의 경우에.

[엄용훈 전 대표/리틀빅픽쳐스·'개를 훔치는…' 제작배급 : 네, 맞습니다.]

[앵커]

그런 움직임들이 글쎄요, 극장주들 움직임이게 할 수 있을 것인지 또 하나의 관심사안이 된 것 같습니다.

[엄용훈 전 대표/리틀빅픽쳐스·'개를 훔치는…' 제작배급 : 네, 맞습니다.]

[앵커]

지난번에 김혜자 선생님과 같이 오셨을 때는 이렇게 다시 모실 줄 몰랐습니다.

[엄용훈 전 대표/리틀빅픽쳐스·'개를 훔치는…' 제작배급 : 저도 한 영화로 이렇게 뉴스 인터뷰를 두 번이나 할 거라고는 생각 못 했습니다.]

[앵커]

그만큼 우리 영화에 또 문제점이 있는 거니까요. 알겠습니다. 오늘 엄용훈 전 대표라고 불러드려야겠네요. 어제자로 그만두셨기 때문에. 말씀 잘 들었습니다.

[엄용훈 전 대표/리틀빅픽쳐스·'개를 훔치는…' 제작배급 :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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