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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캐럴 사라진 크리스마스…저작권 사용료 탓?

입력 2014-12-25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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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신 것처럼 최근 들어 성탄에 캐럴 소리 듣기 어렵다는 얘기들이 많이 나오네요. 왜 그럴까 하는 의문이 드는데요, 일부에서는 엄격해진 저작권료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게 보도가 나간 것도 있고요. 의외의 이유도 숨어있더군요. 오늘(25일) 팩트체크에서 이 부분 사실인지 짚어 보겠습니다.

김필규 기자, 실제로 캐럴과 관련해서 저작권 때문에 안 나온다… 이건 어떻게 봐야 합니까?

[기자]

최근 들어서 저작권이 강화된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인데요. 이건 비단 캐럴뿐만이 아니라 모든 음악에 있어서 그렇습니다.

음식점이나 의류매장에서 음악을 틀려면 한국저작권협회에 돈을 내야 합니다. 그러면 그 돈이 가수 등 저작권자에게 돌아가죠.

그런데 지난해 연말에 이와 관련해서 모 백화점이 그냥 음악을 틀었다가 소송이 걸려, 2억 원 넘는 돈을 음반산업협회 측에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온 적이 있거든요.

그랬더니 지금 길거리 상점이나 심지어 백화점에서도 캐럴이 사라진 것은 저작권료 때문이다 라는 분석들이 나온 겁니다.

[앵커]

실제로 그렇게 모든 곳에서 캐럴이 사라졌습니까?

[기자]

일단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입니다. 우선 백화점에서는 여전히 캐럴을 틀고 있었습니다.

문체부에서 승인한 규정에 따르면, 영업장 면적에 따라 저작권료를 받는데요, 5만㎡ 이상, 그러니까 1만 5천 평 정도 되는 초대형 매장이라 할지라도 한 달에 130만 원만 내면 캐럴을 포함한 모든 노래를 마음껏 틀 수 있습니다.

그러니 백화점에서 굳이 이 돈 아끼자고 캐럴 안 틀 이유가 없는 거죠. 오히려 요즘 캐럴을 많이 틀고 있다는 백화점 관계자 이야기 직접 들어보시죠.

[이진효 과장/롯데백화점 홍보팀 : 캐럴이 줄지는 않았고요. 오늘(24일) 같은 경우는 거의 캐럴만 트는 날이거든요. 임박할수록 많이 구성비를 높여놨기 때문에… 비용적인 것 때문에 캐럴 줄이고, 이런 거는 전혀 사실은 아닙니다. 저희 회사 같은 경우는.]

[앵커]

여긴 뭐 큰 업체니까 저 정도 비용은 지불할 수 있다… 그런데 실제로 명동이든 어디든 시내에 나가본 분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잘 안 들린다는 얘기가 들려오니까요. 그 경우에는 아무래도 소규모고 해서 돈 내기가 좀 어려워서 그런 건 아닌가요?

[기자]

그런 부분에 어쩌면은 저작권에 대해 들은 이야기가 있으니까 검토사항이 됐을지는 모르지만, 저희가 직접 나가서 취재해본 결과 저작권료가 주원인은 결코 아니었습니다.

조금 전 보여드린 사용료 징수기준 보면, 영업면적 3천㎡ 이상일 경우부터 월 8만 원의 사용료를 받습니다.

3천㎡면 900평 정도거든요. 이보다 작은 점포 주인들은 뭘 틀어도 저작권 고민 안 하셔도 되는 겁니다.

카페나 식당의 경우는 기준이 좀 다르긴 한데요, 그렇다면 명동 거리에서 왜 캐럴 소리가 잘 안 들릴까? 상점 측에 물었는데 대답은 이랬습니다.

[박성철 홍보실장/명동상가번영회 : 지금은 에너지 절약 캠페인 때문에 문을 닫다 보니까 캐럴이 안 들리죠. 명동의 경우에는 저작권료에 대한 부담은 없어요. 왜냐하면 월세만 해도 그게 꽤 되는데, 전기세 아깝다고 문 닫는 게 아니고 정책 때문에 문을 닫는 거거든요. 과태료를 무니까.]

[앵커]

전혀 생각지 못했던 이유네요. 문을 닫아야 되기 때문에… 보통 사실 옛날에는 명동 같은 곳을 걸어가면 상점 문을 다 열어 놓고 난방을 튼 상태에서 노래를 틀었기 때문에 바깥에까지 들렸는데, 요즘은 그렇게 하면 안 되기 때문에 문을 닫아야 하니까 안 들린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밖에다가 스피커를 설치해서 할 수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예. 스피커를 설치해둔 경우도 분명히 있었는데요. 그 부분에 있어서는 또 소음 기준이 문제가 됩니다.

정부의 생활소음 규제 기준에 따라서 옥외에 설치한 확성기, 스피커는 주간에 65dB, 야간에 60dB 이하여야 합니다.

제가 지난번에 카페 소음 이야기 하면서 집중력에 도움되는 백색소음이 50~70dB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니 밖에 스피커를 설치해도 결코 노래를 크게 틀어놓을 수 없는 거죠.

또 취재하면서 상인들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김영찬/서울 이대입구 상인 : 캐럴 튼다 해도 들어오거나 하지는 않아요. 들어오는 거랑 관련 없는 것 같아요.]

[허선/서울 이대입구 상인 : 크리스마스라고 캐럴을 튼다고 해서 매출에는 전혀 더 상승하거나 그런 건 없는 것 같고요. 학생분들이 많다 보니까 대중가요가 훨씬 더 매출에는 좀 더 영향이 있는 것 같아요.]

[앵커]

이것도 좀 의외군요. 캐럴을 틀어봤자 소용없다는 얘기인데, 그만큼 캐럴의 인기가 떨어졌다는 얘긴가요?

[기자]

실제 그 부분에 대해서도 한국저작권협회에 저희가 질문을 했고요. 대답을 서신으로 받았는데요, 설명은 이랬습니다.

"음악 시장 트렌드가 변하면서 캐럴에 대한 선호도도 변했다" 이런 설명이었는데요.

실제 크리스마스 시즌이라고 특집 캐럴 음반 내는 가수도 많이 줄었고요, 음원 차트의 최근 1주간 순위를 봐도 1위부터 10위 안에 캐럴이 한 곡도 없습니다.

이런 트렌드가 왜 생겼는지, 전문가에게 한번 물어봤습니다.

[임진모/대중음악 평론가 : 문제는 캐럴 자체가 갖는 상업성이 워낙 과거에 비해서 후퇴를 했고. 미국도 그렇고 뭐 전 세계 음악 시장에서는 캐럴이 먹히질 않죠 이제. 안 즐거워. 세계가 안 즐거워…통상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음악의 위기랑 똑같아요.]

[앵커]

이럴 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임진모 씨군요. 경기도 안 좋고 사람들이 즐겁지 않으니까… 이해가 갈 수 있는 내용인 것 같습니다. 어쨌든 일부에서 제기됐던 저작권료 문제, 이것만을 원인으로는 볼 수 없다, 이게 오늘의 결론이군요?

[기자]

제가 취재한 바로는 그렇습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이야기했듯 성탄 전후해서 뭔가 서운하고 휑한 느낌인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캐럴이 없어서 성탄 분위기가 안 사는 건지, 성탄 분위기 낼 기분이 아니어서 캐럴을 안 트는 건지는 알 수는 없지만, 내년 성탄에는 경기도 좀 살고 좋은 일도 많아서 올해보다 더 나은 성탄 분위기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앵커]

오늘 뉴스룸 끝날 때, 마지막 엔딩곡은 그래도 제가 고른 캐럴곡으로 잠깐 들려드리겠습니다. 김필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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